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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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도 제압, '강팀 킬러'로 떠오르는 모비스

기사입력 2008.11.25 22:34 / 기사수정 2008.11.25 22:34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다크호스로 주목받던 울산 모비스가 전주 KCC와 원주 동부 등 우승 후보를 차례로 꺾으며 이제는 '강팀 킬러'로 급부상하고 있다.

25일 홈인 울산 동천 체육관에서 동부를 94-86으로 꺾은 모비스는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22일 KCC전 승리에 이어 2연승. 1라운드에 당했던 패배도 말끔히 설욕하며 자존심도 살렸다.

객관적인 전력상 동부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졌고, 이 날 경기 초반도 그러했다. 유난히도 패스워크가 살아난 동부는 손쉬운 득점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모비스의 수비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동부 선수들의 패스는 너무도 정확하고 효율적이었다. 

한 번 기세를 잡은 동부는 계속 몰아쳤다. 2쿼터 초중반에는 속공까지 살아났고, 점수 차는 13점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모비스는 김현중의 연속 득점 등으로 1점 차까지 추격하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표명일을 필두로 한 동부 선수들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다시 수비 조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모비스 입장에서도 분명 희망적인 부분은 있었다. 열세가 예측됐던 제공권에서는 의외로 우위를 가져갔고, 공격에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비교적 괜찮았다. 2쿼터부터 출전한 함지훈은 윤호영이나 김주성을 상대로도 줄곧 자신감을 드러내며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포인트가드로 선발 출장한 김현중도 전반전까지 팀 내 유일한 두자릿수 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3쿼터 중반까지 줄곧 10점 차 안팎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제압당하거나 자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칭찬할 만했다. 보통 이 정도의 큰 점수 차가 나게 되면 분위기에서도 상대에게 제압당하기 일쑤인데, 모비스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후반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추격의 시작은 3쿼터 종료와 함께 터진 함지훈의 버저비터 3점슛이었다. 이 슛이 실패했다면 8점 차로 여전히 점수 차가 크게 느껴질 상황이었지만, 성공하면서 5점 차로 좁혀든 것은 분위기상으로도 의미가 컸다. 

4쿼터 시작과 함께 우승연의 외곽포로 다시 2점 차를 만드는 데 성공한 모비스는 다시 표명일을 막지 못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김현중의 연속 득점과 김효범의 이 날 경기 첫 3점슛으로 다시 1점 차를 만들었고, 이후 오다티 블랭슨의 득점으로 마침내 83-83 동점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공격권을 가진 동부는 웬델 화이트가 상대의 효과적인 수비에 막혀 턴오버를 저지르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화이트는 이 날 1쿼터에 10득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침묵하다 4쿼터에는 자유투로 단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간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그로서는 상대 수비에 막히며 승부처에 침묵한 것이 뼈아팠다.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다시 터진 김효범의 3점슛으로 모비스는 첫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로도 분위기를 완전히 제압하며 승기를 잡았다. 동부는 추격 의지를 꺾지 않았으나, 다시 터진 김효범과 블랭슨의 외곽포가 그들의 숨통을 끊고 말았다.

동부는 4쿼터에 16득점으로 빈공에 시달렸고, 상대에게는 29점이나 실점하며 막판 집중력 부족을 보였다. 전반까지 그렇게나 좋았던 패스 플레이가 후반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는 안양 KT&G와 KCC를 잡고 이번에는 부동의 우승 후보였던 동부까지 격파하는 등 새롭게 '강팀 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하위권 팀인 부산 KTF와 서울 SK와의 올 시즌 맞대결에서는 모두 패해 '약팀에게 약한' 모습 또한 보이고 있다. 오는 28일 KTF와의 경기에서 그 이미지를 씻어버려야 할 상황.

김현중과 김효범 등 젊은 주축 선수들은 경험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 패기와 실력만은 어느 선수 못지않다. 브라이언 던스톤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는 가운데 10개 구단 중 가장 위력적인 외곽포 군단이 불을 뿜고 있어, 그들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사진=이 날 승리의 주역인 김효범과 김현중 ⓒKBL 제공]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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