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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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인터뷰①] 선동열 대표팀 감독 "태극마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기사입력 2017.10.06 11:33 / 기사수정 2017.10.07 13:15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채정연 기자] '국보급 투수'에서 KBO리그 우승 감독으로, 그리고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거쳐 국가대표팀 첫 전임 감독을 맡게 됐다. 선동열(54) 감독은 한국 야구의 어제였고, 또 오늘과 미래를 책임질 지휘자다.

선동열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평균자책점 1.20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는 등 역대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이후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뒤 은퇴 후에는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을 역임하며 역대 최초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두 번의 우승 기쁨을 맛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았고, 2006,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2007 아시아선수권, 2015 프리미어12에서 투수코치를 맡았다. 

그리고 지난 7월 24일 국가대표팀 첫 전임 감독으로 선임되며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를 비롯해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엑스포츠뉴스는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발걸음을 같이 한 선동열 국가대표 전임 감독을 만났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 선동열에게 묻다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 취임 이후 두 달이 지났고, 전임 감독제 후 첫 대회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도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지내셨나.
▲대표팀 취임 후 두 달 정도 된 것 같다. 선수들을 체크하기 위해 1군 경기를 중계로 꼼꼼히 확인하고, 2군 경기장에도 다녔다. 시즌 막바지라 경기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서울 근교를 위주로 다니며 좋은 선수들이 있는 지 살폈다.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 커가는 단계인 것 같다.

-최초의 전임 감독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을텐데.
▲제의를 받고 2주 정도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예전부터 전임감독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전임 감독은 아니었지만 김인식 감독님이 맡았던 15년 간 성적이 좋았다. 우리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은 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회가 아닌가 싶다. 그 전까지는 '세계에서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당시에 코치로 갔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하자는 모습이 보였고, 한 단계 한 단계씩 올라가 우리 야구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다. 그 이후에는 많이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챔피언십,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대회 하나하나는 단기전으로 치러지지만 전임 감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야한다. 고민이 있다면.
▲국가대표는 '명예' 아닌가. 하지만 그 밖에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의 경우 군 혜택이라는 이슈도 있다. 올림픽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야구 종목이 없어졌다 이번 도쿄올림픽부터 다시 생겼는데, 젊은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나이 제한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미필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예비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 중에서도 군문제를 해결한 선수가 몇 명있지만, 이번 대회에 잘한다면 내년 아시안 게임에서도 기회를 줄까 한다. 아마 올림픽에서도 미필자들이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세대교체 문제도 여전히 대두되고 있다.
▲많은 분들께서 세대교체 이야기를 하시는데, 국가대표 세대교체는 정말 여러운 문제다. 대표팀은 성적을 내야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잘하는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의 기량 차이가 있다. 젊은 선수들을 계속 기용하면서 키운다는 것은 리그에서는 할 수 있겠지만, 기껏 5일 연습하고 경기를 해야하는 대표팀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까지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뽑힐 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갈수록 좋다고 본다.

-이번 APBC에서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APBC는 한국과 일본, 대만 3팀의 친선경기나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뛰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 리그에도 좋지 않나. 아직 더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와일드카드 없이 뛰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10월 10일 APBC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다. 선발에 어려움은 없나.

▲가장 어려운 포지션이 포수고, 포수 만큼이나 투수도 어렵다. 젊은 선수 중에 풀 시즌을 치른 선수가 손에 꼽힌다. 선발, 중간 할 것 없이 마땅치가 않다. 선발이던, 중간이던. 투수 쪽에서 뽑으려보니 마땅치 않다. 김인식 감독님이 늘 '투수가 문제'라고 하셨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이번 대회는 3경기지만 일본과 대만을 이겨야 결승도 있지 않나. 선수들에게 큰 구장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도 성적도 내야하니 선수 구성에도 고민이 많다.

-최근 몇 년 간 국가대표팀이 예전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내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큰 투수가 안 나오고 있다. 리그에서 2년 반 동안 떨어져있으며 아마추어 경기도 보고 했는데, 훈련 방식 등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아마추어는 너무 빨리 경기를 한다. 3월부터 한다. 체력 훈련을 해야할 때 기술적인 훈련을 먼저 해버린다. 집을 지을 때도 기초가 튼튼해야 하지 않나. 기본기가 안 되어있을 때 조금만 무리해서 던지면 부상이 온다. 힘으로만 던지는 선수들이 많은데, 하반신을 이용해 투구해야 하는데 상체 힘에 의존해서 던지다보니 부상 우려도 많다.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의 사명감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해왔다.
▲나는 선수 시절부터 대표팀에서 많이 뛰고, 코치도 해봤다. 그런데 국제대회에 처음 나섰을 때와 최근 선수들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 때만 해도 선수들이 그라운드 서면 '우리가 어느 정도의 실력이 되는가' 스스로 질문하며 뭔가 하려는게 눈에 보였다. 최근에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선수 층이 얇다보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태극마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하려는 마음가짐이나,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야구 선배로서 그런 사명감을 생각하면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선수단으로 꾸려질텐데.
▲선수들과 첫 날 미팅할 때부터 그런 얘기들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첫 번째 역할은 소통이다.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는 선수들이 뛴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없으면 선수들의 생각을 읽을 수 없다. 대표팀에서 선수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몇 번의 연습 후 바로 경기에 나서야한다. 컨디션 조절도 중요하다. 두번째는 팀 플레이다. 수비 실수가 없어야 한다. 그런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기술적인 것은 더 뒤의 이야기다. ([창간인터뷰②에서 계속)

eunhw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 [창간인터뷰②] '레전드' 선동열 감독 "불멸의 기록? 후배들이 깨줬으면"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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