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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빠진 내야의 붕괴, LG '8월 악몽' 숨은 원인

기사입력 2017.09.05 05:00 / 기사수정 2017.09.04 17:29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후반기 반등을 꿈꿨던 LG에게 8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한 달간 9승 14패로 삼성, kt에 이어 월간 승률 8위를 기록했다.

후반기 시작 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지난 7월 26일 넥센전에서 황목치승의 홈 슬라이딩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 듯 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타선은 내리막을 걸었고, LG의 유일한 자랑이던 마운드마저 8월 평규자책점 5.08로 예전의 위용을 잃어버렸다. 타격 부진 속 마운드는 언제나 최소 실점만을 목표로 해야했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가 있었다. 또 다른 위험요소였던 수비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작은 오지환의 부상 이탈이었다. 이번 시즌 2할8푼3리의 타율과 8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 필요한 순간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펀치력과 장시간 1군 주전 경험으로 쌓은 수비 능력은 LG에게도 매우 중요한 힘이었다. 오지환의 빈 자리를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오지환의 공백이 주는 부담감은 매우 컸다.

오지환이 지난달 3일 1루 귀루 과정에서 왼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며 LG 내야는 비상이 걸렸다. 슬라이딩으로 눈도장을 찍은 황목치승이 주전 유격수로 나섰지만 이틀 연속 실책을 범하며 불안정함을 노출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차세대 유격수로 육성했던 강승호는 1군에서 2루수로 뛰며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었기에 대체 자원에서 제외됐다. 결국 2루수 손주인이 유격수로 위치를 옮겼다.

LG 내야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루수이자 4번타자 역할을 맡았던 양석환이 타격 부진으로 말소됐고, 1루를 지켰던 외국인타자 제임스 로니는 2군행에 불복하며 미국으로 돌아가버렸다. LG는 유격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을 메우기 위해 최재원, 김재율을 콜업했다. 대타로 나서던 정성훈이 예전처럼 다시 1루로 나섰다. 실전 감각은 떨어진 상황이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에 LG는 상대 투수에 따라, 혹은 타격감에 따라 다르게 수비 포지션을 배치했다. 그러나 잦은 수비 위치 변화와 1군에서의 수비 경험 부족이 겹치며 실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지환이 말소된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LG는 24경기 동안 18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 중 11개의 실책은 내야에서 나왔다. 피안타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실책의 충격을 이겨낼만큼 강한 타격을 갖지 못한 LG였기에 침체는 길어졌다.

타격이 좋지 않은 LG로서는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투수의 호투에 야수들의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리빌딩 3년차를 맞았지만, 확실한 야수 대체자원을 키우지 못했다는 점이 결국 후반기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열흘이면 돌아오리라 예상했던 오지환의 복귀가 늦어지며 LG 내야의 혼란도 진행 중이다. 순위는 이제 7위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오지환이 올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LG의 내야는 내년 내야의 미리보기와도 같다. '내야 붕괴'가 이번 시즌에 국한된 걱정이 아닌 이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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