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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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연습벌레' 윤예지, 점프의 정석을 장착하다

기사입력 2008.07.17 10:59 / 기사수정 2008.07.17 10: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에 이어서 등장한 유망주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윤예지(14, 과천중)입니다.

2008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 부분에서 금메달을 따며 화려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윤예지는 국내주니어선발전과 주니어그랑프리대회를 대비하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윤예지는 김연아에 못지않은 연습벌레로 유명합니다. 같이 연습하는 선수들 중, 항상 먼저 연습을 시작해서 가장 늦게 끝낼 정도로 훈련에 매진하는 선수가 바로 윤예지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윤예지에게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열악한 국내의 피겨환경 때문에 늘 늦은 밤에 과천과 안양에 있는 빙상장을 이용하면서 불규칙한 훈련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윤예지에게 가장 특별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5월 중순에 벌어진 '페스타 온 아이스' 공연에 참가한 윤예지는 김연아의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가능성을 인정받아 약 2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윤예지는 늘 트리플 점프 5종세트(살코, 토룹, 룹, 플립, 러츠)을 익히는 것에 주력해왔습니다. 트리플 점프의 완성과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이번 토론토 전지훈련의 첫 번째 과제였습니다.

윤예지는 토론토의 전지훈련장인 크리켓, 스케이팅&컬링클럽 내 아이스링크에서 브라이언 오서코치와 전담코치인 지현정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트리플 점프의 완성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윤예지가 주니어대회를 앞두고 가장 익혀야 되는 점프기술은 ‘트리플 러츠’입니다. 러츠 점프는 토 점프 중 가장 어려운 점프로서 ‘트리플 악셀’ 다음으로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점프 기술입니다.

점프는 피겨기술의 ‘꽃’이자 탐스러운 장미를 좀처럼 만지기 어렵게 만드는 ‘가시’이기도 합니다. 천부적인 재능이 따라야 완벽한 습득도 가능하다는 점프는 넘어질 때 느끼는 아픔과 부상의 두려움을 생각하고 연습에 임하면 결코 성공적으로 습득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윤예지의 최대강점은 유연성입니다. 14세의 어린 선수라고 보기엔 너무나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핀이 윤예지가 지는 최고의 장점입니다. 오서 코치도 “윤예지는 세계정상급 선수들에게서도 찾기 어려운 유연성이 있으며 스핀은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느 전문가들은 어린시절의 김연아와 윤예지를 비교할 때, 스핀과 스파이럴만 놓고 비교해보면 오히려 윤예지가 앞선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리듬체조 스트레칭과 발레연습을 통해 유연성을 다져온 윤예지는 피겨기술에서 많은 득점을 추가할 수 있는 ‘점프’를 정착하는 것이 과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윤예지는 트리플 점프로는 ‘살코’와 ‘토룹’을 구사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토룹 점프는 어느새 윤예지의 장기가 되었으며 성공률도 높았었습니다.

점프 기술을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체력을 위한 트레이닝이 필수적입니다. 이 부분을 소화해내기 위해 윤예지는 스케이팅 연습을 5시간 정도 소화해내고 3시간 동안 트레이닝 훈련도 병행해 왔습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13시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기술과 안무, 체력 훈련을 수행한 윤예지는 그야말로 ‘지옥 훈련’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소문난 연습벌레였던 윤예지는 이러한 훈련을 곧잘 소화해내고 있다고 현지에 있는 오서 코치와 지현정 코치는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연습장에 제일 먼저 도착하고 제일 늦게 귀가하는 선수는 어김없이 윤예지였는데 이러한 버릇은 토론토에서도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전지훈련장인 크리켓, 스케이팅&컬링클럽의 문을 제일 먼저 열고, 깜깜한 저녁에 문을 닫는 선수는 바로 윤예지입니다. 이렇게 한시라도 피겨에서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윤예지의 실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윤예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스케이트를 타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지현정 코치가 밝혔습니다. 또한, 트리플 점프의 성공률도 높아진 윤예지의 모습은 다음달에 있을 주니어대표 선발전과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습니다.

윤예지의 훈련은 지현정 전담코치가 매일 윤예지의 훈련과정을 세세히 체크하면서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오서 코치는 스케이팅과 점프에 대한 기술을 상세히 지도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레이시 윌슨이 윤예지의 안무연기를 담당하고 있으며 김연아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도 윤예지의 쇼트프로그램과 롱프로그램의 안무를 맡아 적극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훈련해온 윤예지에게 이번 전지훈련은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으며 항상 피겨에 푹 빠져서 사는 소녀인 윤예지는 쟁쟁한 코치진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오서코치와 안무가인 트레이시 윌슨은 “윤예지가 너무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할 정도로 강 훈련을 소화해낸 윤예지는 이제 또 다른 목표인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과 월드 주니어 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현정 코치는 윤예지의 남은 과제로 러츠 점프시, 착지를 좀더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과 기술과 연기의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나가는 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매일 13시간 동안 이어진 혹독한 훈련이었지만 윤예지는 그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훈련은 너무 힘들지만 피겨에 재미를 느끼면 힘든 것도 사라진다며 해맑게 웃은 윤예지에게 이번 전지훈련은 자신의 실력을 발전시킨 기회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좋은 환경 속에서 충분히 이루지 못했던 피겨의 재미를 마음껏 누리고 온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윤예지 공연 모습(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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