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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책임감' 롯데 이여상을 이끄는 힘

기사입력 2016.05.24 10:46 / 기사수정 2016.05.24 10:46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롯데 자이언츠의 이여상(32)이 '배수의 진'을 쳤다.
 
부산공고-동국대를 졸업한 이여상은 지난 2006년 삼성 라이온즈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2008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고, 2013시즌 종료 후 다시 2차 드래프트로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고향팀에서의 새 시작. 그러나 1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4년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던 그는 2015년에도 6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스프링캠프 명단에 제외되는 등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오승택, 문규현 등 내야수들의 줄부상 속 지난 9일 올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이여상의 존재는 부상 병동 롯데 내야진의 단비와 같았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은 그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롯데의 내야를 지켰다.

지난 22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0-0으로 맞선 4회 1사 1,2루 상황에서 두산의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전까지 니퍼트에 꽁꽁 묶여 있던 롯데 타자들은 이여상의 점수가 기폭제가 돼 4회에만 7점을 뽑아내 이날 경기를 10-4 완승으로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이여상의 가치는 빛났다. 3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양의지의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깊은 타구를 잡아 1루에 강한 송구로 잡아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여상은 "첫 타석에 들어갔는데 니퍼트의 직구 구위가 좋았다. 다음 타석에서 변화구에 초점을 맞췄는데, 마침 실투가 들어온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호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강)민호가 변화구 사인을 냈고, 2스트라이크 상황이었다. (양)의지가 당겨칠 것 같아서 대비했는데, 때마침 공이 왔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2군에서 시작한 그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내 장점은 송구에 있다. 그래서 수비 코치님도 잡기만 하면 아웃이니 그 부분에 집중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서 오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웨이트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하고, 근력과 순발력도 좋아졌고, 달리기도 빨라졌다"며 "상동에서 있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훈련이 힘들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여상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부상을 당했던 문규현이 부상에서 회복해 이번주 복귀를 앞두고 있다. 타율 3할1푼을 기록하며 주전 유격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문규현이 복귀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게 됐지만, 이여상은 "정해진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사람이 주전을 차지한다"라며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치열한 경쟁의 예고. 그 안에는 '가장의 책임감'이 있었다. "올해는 책임감이 남다르다"는 그는 "롯데에서 2년 동안 보여준 것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가 이제 100일 정도 됐는데 그동안 아내가 혼자 아이를 보느라 힘들어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인데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2군에만 머물러 있다면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꼭 잘해서 아내와 아이가 야구장에 와서 야구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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