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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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리뷰] 토이, 감성변태 유희열의 위로법

기사입력 2015.04.04 06:50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토이의 노래를 들으며 감성을 채우던 사람들, 유희열이 진행하던 ‘라디오천국’을 들으며 그의 입담을 확인하던 사람들, 유희열의 방송을 통해 그만의 ‘감성변태’ 스타일을 엿본 사람들 수 만 명이 모였다. 어느덧 한 시대를 함께해 온 이들에게 유희열은 그다운 방식으로 위로를 건넸다.

 

토이 유희열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정규 7집 ‘Da Capo’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Da Capo’를 진행했다. 이적 김연우 성시경 윤종신 김동률 김형중 신재평 이지형 등 내로라하는 토이 역사의 산 증인은 물론, 이수현 권진아 크러쉬 빈지노로 이어지는 신(新) 토이 사단도 함께 했다.

 

유희열은 공연에 앞서 “7년만 공연이 벅차다. 변함없이 행복하게 콘서트에 앉아있는 관객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정말 반갑다”고 관객들에 인사를 건넨 뒤 “반차를 내고, 아이를 친정에 맡기는 등 수고를 감수하며 찾아와줘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노래도 못하는 내가 무슨 복을 받았길래 이런 호사를 누리나 싶다. 토이라는 이름으로 한 울타리 안에서 음악을 해준 모든 분들에 고맙다”고 말하며 토이를 함께한 아티스트와 세션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더했다.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유희열의 자신감 넘치는 말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들은 ‘별들의 전쟁’을 펼쳤다. ‘리셋’ ‘여전히 아름다운지’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본 보야지’ ‘너의 바다에 머무네’ ‘스케치북’ ‘여름날’ ‘굿바이 선 굿바이 문’ ‘유 앤 아이’ ‘세 사람’ ‘좋은 사람’ ‘뜨거운 안녕’ 등 토이의 무수한 명곡이 눈 앞에서 재연됐고, 이적 윤종신 김동률 등은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며 토이 공연에 신선함을 안겼다.

 

하지만 이 날의 주인공은 역시 토이 유희열. 유희열은 방송에서 보여주는 재담꾼의 모습을 유감없이 선보이면서도, 7년 간 품어뒀던 위로를 수 만 명의 관객에 건네며 진지해지기도. 그는 고(故) 신해철의 갑작스런 비보를 듣던 날을 회상하며 “이번 앨범 마무리 작업 당시 소식을 들었다. 집에 와서 술을 엄청 마셨고, 취한 채로 뭔갈 적었다. 다음 날 기억이 지워지기 전에 남겼던 곡이 ‘취한 밤’”이라 말했다. 잊을 수 없던 힘든 기억을 먼저 꺼내놓은 것.

 

이어 유희열은 “예전에는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했는데, 나중이 되니 힘든 일이 많더라. 그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괜찮다’ ‘안 늦었다’ ‘충분하다’였다. 우리끼리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면 또 몇 년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프면 안 된다”고 말하며 관객을 위로했다. ‘무한도전’ 가요제 당시 불렀던 ‘그래 우리 함께’가 유희열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등장했다.

 

앙코르 무대에서 유희열은 “이런 공간에서 꼭 다시 만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날까지 음악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며 ‘땡큐’를 열창했고, 이어 눈물을 흘려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유희열이 관객에게, 또 관객이 유희열에게 위로가 되는 ‘쌍방 힐링’ 공연이라 봐도 무방했다. 4일까지 진행되는 이 공연을 통해 수 만 명의 관객이 유희열에게 위로를 받는다. 단순히 토이의 음악을 좋아해서 가게 된 사람들이라도, 나올 때는 유희열이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되리라.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변태’의 공감과 위로, 단순한 콘서트 그 이상의 힘을 가졌다.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유희열 ⓒ 안테나 뮤직]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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