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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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귀환' 안현수, 韓대표팀의 '통곡의 벽' 되나

기사입력 2014.01.20 09:40 / 기사수정 2014.01.20 09: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부활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유럽선수권 4관왕에 등극했다.

안현수는 20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4 유럽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남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 그리고 5000m 계주에서 모두 정상에 등극했다.

전날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1,500m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우승, 4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안현수는 1500m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순위 포인트 102점을 획득해 세멘 엘리스트라토프(러시아, 60점)를 크게 제치고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선수였다. 특히 김기훈-김동성의 계보를 이으며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안현수가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대회는 2003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이다. 이 대회에서 그는 3관왕(1500m 3000m 5000m 계주)에 올랐다. 김동성의 후계자로서 손색이 없는 기량을 보인 안현수는 2004년 스웨덴 고덴버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4관왕(1000m 1500m 3000m 5000m 계주)에 등극했다.

그리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쇼트트랙 황제'로 떠올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경기 운영 그리고 상대선수와의 탁월한 심리 싸움까지 빈틈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안현수의 질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림픽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파벌 싸움에 휘말렸다. 연맹과의 갈등에 부상까지 닥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안현수가 흔들리고 있는 사이 이효석(28, 고양시청) 이정수(25) 등 후배들이 급성장했다.

결국 안현수는 2011년 4월에 열린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소속 팀인 성남시청까지 해체되며 선수 생명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당시 안현수에게 큰 관심을 보인 쪽은 머나먼 국가인 러시아였다. 안현수는 적극적으로 귀화를 권유한 러시아 연맹의 손을 잡았다.

'빅토르 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은 그는 일약 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지난 2012~201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그리고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는 500m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의 리허설인 이번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4관왕에 등극했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게 있는 그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에서 외면을 받은 '황제'는 재기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침체기에 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고 그나마 믿을만했던 노진규(22, 한국체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안현수는 국적을 바꾸는 무리수를 선택하면서 소치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는 그가 8년 만에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다. 최상의 리허설을 치른 그가 한국 쇼트트랙의 앞을 가로막는 ‘통곡의 벽’이 될까.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안현수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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