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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피겨 한일전, 밴쿠버이어 소치에서도 재현되나

기사입력 2013.12.26 05:31 / 기사수정 2013.12.29 04:1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0년 2월.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 스케이팅 여자싱글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었다.

한국은 김연아(23)의 금메달 획득을 기원했다. 반면 일본은 아사다 마오(23)와 안도 미키(26) 그리고 스즈키 아키코(28)가 출전해 메달 획득에 도전했다. 특히 '일본 피겨의 간판'인 아사다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라카와 시즈카(32)의 뒤를 이을 것으로 자국민들의 기대를 받았다.

양국 국민들은 가슴을 졸이며 이들의 연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결과는 김연아의 압승이었다. 어느 정도 예고된 전망이었다. 김연아가 큰 실수를 하지 않은 한 그의 우승이 확실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반도는 환호에 들끓었고 일본열도는 탄식했다.

그 후로 4년 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만난다. 두 선수는 일찌감치 소치올림픽 출전을 결정지었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아사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전일본선수권 3위에 오르면서 소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아사다는 2번에 걸쳐 출전한 그랑프리 대회(스케이트 아메리카, NHK트로피)와 파이널에서 모두 200점을 돌파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일본선수권에서는 199.50점으로 200점 돌파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 대회 우승은 '백전노장' 스즈키에게 돌아갔다. 그는 무려 215.18점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받았다. 참고로 스즈키의 개인 최고 점수는 199.58점(2013 월드팀 트로피)이고 올 시즌 베스트는 193.75점(그랑프리 1차 스케이트 아메리카)이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피겨 스케이팅의 열기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매 시즌 굵직한 국제대회를 자국에 유치하는 것은 물론 월드팀 트로피라는 국가대항전을 올해로 세 번째 개최하고 있다. 올 시즌 시니어와 주니어 그랑프리가 열린 몇몇 국가의 경기장 관중석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열린 대회는 대조적이었다. NHK트로피와 그랑프리 파이널 그리고 전일본선수권대회의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미셸 콴(33)의 은퇴 이후 피겨 열기가 꺾인 상태다. 캐롤리나 코스트너(26, 이탈리아) 이후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전미선수권 우승자인 애슐리 와그너(22)는 "미국은 한국처럼 피겨 열기가 뜨겁지 않다. (나에 대한)주변의 관심과 기대감이 덜 하기 때문에 특별히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여자싱글의 대결 구도는 미국과 러시아(구 소비에트연방)였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콴과 이리나 슬루츠카야(34, 러시아)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당시 16세 소녀였던 사라 휴즈(28, 미국)의 금메달 획득이라는 '대이변'으로 막을 내렸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가 일본 피겨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뒤 아사다에 기대를 걸었지만 김연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연아의 등장 전까지 한국은 피겨의 불모지였다. 그러나 김연아의 영향으로 많은 꿈나무들이 아이스링크를 찾는 풍경이 발생했다. '포스트 김연아'의 대표주자인 박소연(16, 신목고)과 김해진(16, 과천고) 같은 인재도 등장했다.



한국 피겨 여자싱글은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출전권 3장을 부여받았다. 한 장은 김연아의 몫이고 나머지 2장은 박소연과 김해진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랭킹전에서 박소연과 김해진은 각각 1위와 2위에 올라 소치행 티켓을 획득했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아직 시니어 대회 경험이 없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다. 이번 소치에서는 커트 통과를 노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메달 후보는 김연아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의 아사다와 스즈키는 밴쿠버에 이어 소치동계올림픽에 재도전한다. 그리고 은퇴한 안도 미키를 대신해 전일본선수권 2위에 오른 무라카미 카나코(19)가 일본 대표로 출전한다.

양국의 올림픽 출전 선수는 모두 결정된 상황이다. 김연아는 2008~2009시즌부터 독보적인 스케이터로 올라섰다. 여기에 일본 선수등이 도전하는 입장이고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유럽의 선수들도 메달 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4년 전과 다른 것은 러시아의 급부상이다.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6명 중 무려 4명이 러시아 선수였다. 2년 전부터 주니어 무대를 휩쓴 러시아 유망주들은 어느새 올림픽 메달 후보까지 성장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5, 러시아)가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이 자국에서 열린다는 점. 올 시즌 4번 출전한 국제대회 중 3개 대회(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 그랑프리 러시아 로스텔레콤컵, 핀란디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점. 그리고 기복이 심한 아사다 마오가 큰 실수를 할 경우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할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국내에서 치른다. 김연아는 내년 1월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리는 'KB금융 코리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에 출전한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는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마친 뒤 계속 훈련에 여념이 없다. 대회를 마친 이후에도 훈련량을 줄이지 않고 예전대로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개최지인 러시아가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이 시작되면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 Gettyimages/멀티비츠, 미셸 콴 아라카와 시즈카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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