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무려 35일 만에 나온 짜릿한 홈런이었지만, 김현수(KT 위즈)는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KT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시즌 전적 45승 35패 1무(승률 0.563)가 됐다. 그러면서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이어지던 3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같은 날 경기가 없었던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KT는 선발 맷 사우어가 6이닝 동안 6피안타 4사사구를 내주면서도 2실점으로 막아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샘 힐리어드와 허경민이 멀티히트를 터트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승타의 주인공은 김현수였다.
2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1회 유격수 땅볼로 아웃된 그는 3회 2루수 땅볼, 6회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기회가 왔다. 2-2로 맞서던 8회말, KT는 선두타자 최원준이 롯데 2번째 투수 정현수에게 안타를 치고 살아나갔다. 이어 등장한 김현수가 정현수의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우측 담장을 총알 같이 넘어가는 2점 홈런이 됐다.
이는 김현수의 시즌 6호 홈런으로, 지난 5월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35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6월 단 하나의 홈런도 없었던 김현수는 7월 5게임 만에 처음으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너무 오랜만에 (홈런을) 쳐서 넘어갈 줄도 몰랐다. 일단 (팀이) 이기는 홈런이 나와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구를) 볼 겨를이 없었다. 그냥 치고 '잘 맞았다, 열심히 뛰자' 생각했다"고 말한 김현수는 "정확히 며칠 만인지는 몰랐는데, 오래 걸렸다는 건 알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병살타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들어갔고,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야 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서 더 타구가 좋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현수의 홈런포로 인해 3번째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가 KBO 리그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김현수는 "축하보다는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는데, 왜 이렇게 얘기했을까.
앞서 전날도 김현수는 1루수로 나섰는데, 스기모토가 던지고 있던 8회초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했다. 애매한 바운드로 향했는데, 김현수가 글러브를 뻗어봤으나 공은 그를 외면했다. 이후 폭투와 볼넷, 대타 노진혁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스기모토의 실점이 늘어났다.
김현수는 "스기모토가 살아났고 구위도 다시 좋아졌다. 아시아쿼터로 와서 외국인 선수니까 외롭고 힘들텐데 어제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며 "그래도 축하보다는 어제 미안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으로 막는 스타일인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글러브로 잡으려고 했다"고 자책했다.
이적 후 첫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김현수는 전반기 3경기를 남겨놓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팀이 작년보다는 전반기를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베테랑이 되다 보니까 욕심 내다가 망가지더라"라며 "좋은 플레이보다는 지금 플레이를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몸 관리를 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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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