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넘어갈 줄 알았던 타구가 펜스에 맞고 나오자, 배트를 짧게 잡고 아예 담장을 넘겨버렸다.
한 차례 바닥을 찍었던 김주원(NC 다이노스)의 타격 그래프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주원은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에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김주원은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만회했다.
3회 1사 후 등장한 김주원은 스트라이크 2개를 지켜봤다. 그리고 3구째 152km/h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타구는 사직야구장의 높이 4.8m 외야 펜스를 직격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김주원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김주원은 다음 타자 한석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다음 타석에서는 테이블세터의 역할에 충실했다. 4회 1-1로 맞서던 NC는 서호철과 박시원의 볼넷으로 2사 1, 2루를 만들었다. 로드리게스는 김주원을 상대로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고, 결국 볼넷을 골라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NC는 한석현이 팔에 투구를 맞으면서 밀어내기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때 2루로 진루한 김주원은 3번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면서 득점을 하나 더 추가했다.
김주원은 6회 선두타자로 나와 2스트라이크를 당했지만,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낮은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왼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쳤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3회 넘기지 못한 사직야구장의 담장을 7회 끝내 넘겼다. NC는 이우성이 펜스를 때리는 단타로 포문을 열었고, 서호철이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만들었다. 김형준이 번트에 실패했고, 박시원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2아웃이 됐다.
하지만 김주원이 최이준의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외야수들이 달려가다가 포기했고,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 스리런 홈런이 됐다. 시즌 5호 아치로, 타구 속도가 161km/h까지 나왔다. NC는 점수를 8-1까지 벌릴 수 있었고, 그대로 승리했다.
NC는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을 모두 지고 부산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낙동강 시리즈' 첫 게임으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김주원은 "연패하고 넘어왔는데 일주일의 시작에서 기분 좋게 연패 끊을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은 승리였다"고 밝혔다.
7회 홈런 상황을 언급한 김주원은 "일단 점수를 더 내야 남은 이닝 편하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좀 더 그 타석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김주원은 3구째 150km/h 직구에 파울을 쳤다. 그는 이때를 기억하며 "최이준 선수가 공이 워낙 좋다고 느껴서 살짝 (배트를) 짧게 잡고 조금 더 콤팩트하게 느낌 가져가자고 했다. 다행히 정타로 연결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런 걸 생각하면 짧게 잡는다고 장타가 안 나오고 (그런 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김주원은 앞선 4개의 홈런이 다 1회에 나왔다. 이유가 있을까. 그는 "데이터팀에서 자료를 잘 준비해주신다. 그리고 올해 트라젝트 아크(최첨단 피칭머신)를 도입했는데, 그게 많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주원은 3회에도 담장을 넘길 뻔했는데, 그는 "솔직히 넘어갈 줄 알았다"며 "내가 잠시 사직의 펜스를 망각했다. 잠시 방심했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까지 김주원은 시즌 37경기에 출전, 타율 0.257(140타수 36안타), 5홈런 12타점 20득점, 9도루, OPS 0.75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때 1할대 타율로 떨어졌다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김주원 개인으로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고 있다. 그는 통산 3~4월 타율이 0.229로 개인 평균(0.254)에 비해 낮다. 첫 37경기 기준으로는 2024년 0.188, 지난해에는 0.223이었다. 오히려 올해는 무난한 셈이다.
김주원 본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초반부터 확 치고 나가고 싶은 생각은 있다"면서도 "작년보다는 빨라졌지만, 내 몸이 경기 감각에 예민하게 되기까지 활성화가 조금 걸린다는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주원은 144경기 전 경기를 출전했다.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이 겹치며 더욱 힘든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한때 5kg이나 빠지며 얼굴 살이 쏙 빠졌다.
지난해 인바디 페이스와 비슷해졌다는 김주원은 "팀에서 워낙 관리도 잘해주셔서, 체력적인 부분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은 없다"고 밝혔다. 특별히 보양식을 챙겨먹지는 않는다는 그는 "잠을 잘 자고, 폼롤러로 스트레칭하는 걸 신경쓰려 한다"고 얘기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NC 다이노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