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트렌디한데 강력하기까지 하다. 정경호 감독표 '고강도 축구'가 강원FC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강원은 현재 K리그1에서 전술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강원은 경기 내내 높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한 채 투톱으로 나서는 고영준과 최병찬을 중심으로 시도하는 전방 압박과 측면 자원들이 순식간에 가세해 펼치는 쇼트 카운터,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만능 멀티 자원' 이기혁의 정교한 킥을 앞세운 전환 플레이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강원이 자랑하는 무기는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고강도 압박이다. 무턱대고 상대에게 달려드는 게 아닌, 공을 소유하는 타이밍과 위치에 집중하는 세밀함이 더해진 강원의 압박을 당한 팀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게 된다. 최근 강원의 경기에서 '반코트 경기'가 자주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팀이자 현 시점에서 유럽 축구의 전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팀으로 꼽히는 파리 생제르맹(PSG)과 아스널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PSG와 아스널 역시 선수들의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고강도 축구'를 펼친다.
강원이 처음부터 강도 높은 축구 스타일을 선보였던 것은 아니다.
정 감독의 강원은 후방에서부터 짜임새 있는 빌드업으로 공격을 조립하는 팀으로 유명했다. 선수들의 명확하면서도 유기적인 포지셔닝과 다양한 방식의 패스를 통해 만들어가는 강원의 공격 전개는 그것대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러나 정 감독은 시즌 초반 강원이 좀처럼 리그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일본 팀들의 압박을 상대한 경험을 토대로 강원의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줬고, 이는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개막 후 리그 5경기 무승에 빠졌던 강원은 지금의 스타일을 처음으로 선보인 광주FC전부터 14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까지 포함해 5승3무1패를 거뒀다. 최근 4경기 무패(2승2무)이기도 하다. 14라운드 기준 강원의 승점은 21점(5승6무3패). 시즌 초 하위권을 맴돌던 강원은 어느새 중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특히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대전을 상대한 두 경기에서 스쿼드의 격차를 극복하고 모두 승리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제는 정 감독표 '고강도 축구'가 팀에 완벽하게 이식됐다고 할 수 있다. 사령탑이 전술적 유연성과 명확한 방법론을 갖춰야 하는 이유를 정 감독이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이 월드컵 휴식기 이후 유독 더운 K리그의 여름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 감독은 이미 휴식기를 활용해 전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CLE 플레이오프와 향후 일정까지 고려하면 여름 이적시장 기간 추가 영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