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양정웅 기자) 자칫 경기가 패배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독침수거'가 롯데 자이언츠를 살렸다.
롯데는 1일 오후 5시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0-7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연승을 기록한 롯데는 시즌 전적 10승 17패 1무가 됐다. 그러면서 롯데는 10개 구단 중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또한 시즌 28경기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롯데는 개인 11연패에 빠진 선발 박세웅이 4회까지 3점을 내줬지만, 5회와 6회를 잘 막았다. 그 사이 상대 선발 타케다 쇼타에게 막혔던 타선이 6회 손성빈과 전민재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6득점 빅이닝을 만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7회에도 올라온 박세웅이 주자 2명을 쌓고 내려갔고, 정현수가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 차가 됐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현도훈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6-6 동점이 됐다.
롯데가 8회초 찬스를 놓친 가운데, 8회말 올라온 김원중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까다로운 타자 박성한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그는 최지훈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정에게 초구 헛스윙을 유도한 뒤 볼 4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원중에게 통산 홈런 3개가 있는 에레디아가 나오자 롯데는 마무리 최준용으로 교체했다.
신중한 승부를 펼친 최준용은 1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지만, 이후 볼 3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을 내줬고, 주자는 1, 2루가 됐다. 안타 하나면 롯데의 패배가 되는 상황. SSG는 김정민 타석에서 대타 최준우를 냈다.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은 최준용은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높은 직구를 던졌으나, 최준우의 방망이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 7구째 낮은 슬라이더에 최준우의 배트가 나갔다.
가운데로 향하는 타구, 코스상 자칫하면 안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수비 자세를 잡은 최준용이 글러브를 갖다 대면서 이를 잡아냈다. 투수 최준용도, 타자 최준우도, 포수 손성빈도 모두 주저앉은 순간이었다.
이는 마치 과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볼펜을 던진 걸 순발력으로 잡아낸 '독침수거'를 떠올리는 장면이었다.
이후 롯데는 연장 10회 공격에서 무사 1, 2루를 만들고도 2아웃이 됐지만, 장두성과 박승욱, 빅터 레이예스가 3연속 적시타를 뽑아내 10-6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10회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등판한 최준용은 1사 후 조형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정준재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안상현이 유격수 쪽 깊은 내야안타를 때려 만루 위기에 놓였다. 그래도 박성한을 희생플라이로 잡은 뒤 최지훈까지 외야 뜬공으로 처리해 길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최준용은 "9회 동점 상황에 등판했기 때문에 막으면 10회에 올라가 멀티 이닝을 소화할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최준우의 타구를 잡은 건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손성빈은 "심장 떨어질 뻔했다. (최)준용이 형이 공 떨어뜨리는 줄 알았다. 하늘이 저희 편이었던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최준용은 "어릴 때 유격수를 본 경험이 있어 수비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덤덤하게 밝혔다.
올 시즌 최준용은 셋업맨으로 시작했지만, 비시즌 교통사고를 당한 김원중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으며 클로저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날 게임을 포함해 그는 1승 1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최준용은 "마무리로 나갈 때는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등판 전 이미지를 그리면서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준비한 대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마무리인 김원중을 언급한 최준용은 "오늘 경기를 포함해 최근 경기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 오늘도 함께 좋은 경기를 만들 수 있어서 특별했다"고 기뻐했다.
멀티 이닝 소화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최준용은 "이미 생각하고 있었고, 부담스럽지 않았다.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 내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끝으로 최준용은 "원정 6연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어지는 경기들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마무리하고, 사직으로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