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2년 전 두산 베어스에게 악몽을 선사했던 그 투수가 이제는 팀을 구하기 위해 왔다.
두산은 6일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웨스 벤자민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6주 총액 5만 달러(약 7500만원)다.
현재 플렉센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지난 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2회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몸에 이상을 느껴 자진 강판됐다. 이후 다음날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다.
4주 회복 후 재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두산은 당분간 외국인 선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발빠르게 움직였고, KBO 경력자인 벤자민을 데려올 수 있었다.
두산 관계자는 "벤자민은 KBO 리그에서 세 시즌간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판단했으며, 로테이션 공백을 최소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1993년생인 벤자민은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5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빅리그에 콜업된 후 2시즌 동안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했다.
이후 벤자민은 2022시즌 도중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KT에 입단, 한국 무대를 밟았다. 그해 17경기에서 96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고, 이런 활약 속에 KT와 재계약을 맺었다.
벤자민은 2023년 더욱 무르익은 모습을 보였다. 29경기에서 160이닝을 던져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 157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승 2위, 탈삼진 4위 등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팀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2024시즌 벤자민은 팔꿈치 통증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규정이닝을 넘기면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는 큰 의미가 있었다.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벤자민의 역투 속에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업셋에 성공한 5위 팀이 됐다. 반면 예상치 못한 굴욕을 겪은 두산은 다음 시즌 이승엽 감독이 시즌 중 사퇴하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다.
이 시즌을 끝으로 KT와 결별한 벤자민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4승 8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2의 성적을 올리면서 메이저리그에 오르지는 못했다.
현재 소속팀이 없는 상황인 벤자민은 두산과 계약을 맺으면서 6주의 기회를 얻게 됐다. 2년 전 아픔을 안긴 팀을, 이번에는 본인 손으로 구해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