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로 리그를 경험한 입장에서 두 살이 어리고 많고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전체적인 시스템과 구조적인 변화가 우선이다"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U-21 대표팀을 내보낸 일본에 패했던 이민성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의 말이 들어맞는 모양새다.
일본 J리그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해 U-21 유망주들에게 실전 기회를 부여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 게키사카는 10일 "J리그 특별대회 개막전, LA 세대의 출전 기회는? 30명 이상이 경기장에 섰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J리그 100년 구상 리그' 개막 라운드에서 2005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LA 올림픽 세대' 선수 무려 32명이 피치를 밟았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이 단순히 명단 채우기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1월 AFC U-23 아시안컵 우승의 주역이었던 오구라 유키나리(20, 오카야마)는 대학생 신분(호세이대 재학)임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사토 류노스케(19, FC 도쿄), 오오세키 유토(21, 가와사키), 미치와키 유타카(19, 후쿠오카) 등 대표급 유망주들도 J1 무대에서 교체로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J2와 J3에서는 더욱 파격적이었다. 후지에다 수비수 나가노 슈토(19)를 비롯해 임대생 신분의 10대 선수들이 대거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대학생 선수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J1 개막 라운드에만 오구라를 포함해 4명의 대학생이 출전했고, 대학 졸업 루키 5명도 데뷔전을 치렀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허물고 실력만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기회를 주는 일본의 유연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K리그에서 U-22 규정을 통해 유망주들의 출전을 장려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체 카드 활용을 위한 15분 출전' 등 편법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일본은 100년 구상 리그와 같은 별도의 대회를 통해 유망주들에게 양질의 실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끊임없이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민성 감독이 아시안컵 탈락 후 언급했던 "구조적인 변화"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일본은 이미 21세 이하 선수들이 J리그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으며, 이들이 그대로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성적 지상주의'에 갇혀 유망주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년 뒤, 4년 뒤를 내다보며 과감하게 10대 선수들을 기용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 "나이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던 이민성 감독의 말이 뼈아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위기를 탈출하려면, 지금이라도 시스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
사진=게키사카 / J리그 /AFC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