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 소속의 우크라이나 출신 윙어 미하일로 무드리크가 축구장이 아닌 온라인 게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드리크는 최근 자신이 즐겨온 1인칭 슈팅(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2(CS2) 플레이 도중 부적절한 채팅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며 글로벌 매치메이킹 플랫폼 'FACEIT'으로부터 이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게임·e스포츠 전문 매체 '덱서토'는 지난 4일(한국시간) "첼시 소속 축구 선수 무드리크가 CS2 경기 중 '언어 폭력' 행위로 FACEIT에서 일시적인 밴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핵심은 채팅 내용이다. 무드리크는 경기 도중 폴란드 국적 유저와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볼린 1943"이라는 문구를 입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봉기군(UPA)이 폴란드 민간인을 대규모로 학살한 사건, 이른바 '볼린 대학살'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해당 사건은 오늘날까지도 폴란드 사회에서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역사적 비극으로, 이를 게임 내 조롱성 발언으로 언급한 것은 명백한 혐오 표현이자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FACEIT은 플랫폼 규정을 통해 인종, 국적, 역사적 비극을 언급하는 공격적 발언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경중에 따라 즉각적인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무드리크 역시 이 기준에 따라 일시적인 접속 차단을 피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발성 해프닝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드리크는 축구계에서도 잘 알려진 'CS 마니아'로, 해당 게임 계정 기준 수천 시간에 달하는 플레이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드리크는 지난 2023년 1월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옵션 포함 최대 8000만 파운드(약 1482억원)에 첼시로 이적했다. 그러나 첼시에서의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맞물려 "축구보다 게임에 더 몰두한다"는 팬들의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는데, 이번 논란으로 그는 이미지에 또 하나의 부정적인 장면을 더했다.
첼시 팬들과 게이머 커뮤니티의 반응 역시 싸늘하다. 일부 팬들은 "실제 축구 실력도 설득력이 부족한데, 게임 매너에서마저 문제를 일으켰다", "역사적 비극을 들먹이는 건 선을 넘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FACEIT 운영진이 프리미어리그 심판보다 일을 잘한다", "축구에서 출전 정지 징계에 이어 게임에서도 밴 신세"라는 조롱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무드리크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4년 12월 도핑 테스트에서 사용이 금지된 경기력 향상 약물인 '멜도니움' 성분이 검출돼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잠정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이후 공식 기소 절차 결과에 따라 최대 4년 징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공식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달던 등번호 10번은 이미 에이스 콜 파머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이처럼 무드리크는 도핑 문제로 그라운드에 설 수 없는 와중에 온라인 공간에서의 경솔한 언행으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축구 실력 회복과 신뢰 회복이 절실한 시점에 불필요한 구설까지 더해지며, 그의 커리어는 점점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과 태도에 대한 물음표가 반복되는 가운데 무드리크가 위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혹은 '재능만 남은 기대주'로 기억될지는 결국 그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