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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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약해진 노년이지만"…'60년 연기 인생' 박근형·정동환, 왜 무대에 오르나 (더 드레서)[종합]

기사입력 2025.12.19 19:50

 
'더 드레서' 박근형, 정동환
'더 드레서' 박근형, 정동환


(엑스포츠뉴스 대학로, 윤현지 기자) 원로 배우로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박근형, 정동환이 연극 '더 드레서'에 자신을 투영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아트센터 3관에서 연극 '더 드레서'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박근형, 정동환, 송승환, 오만석, 송옥숙, 정재은, 장유정 연출이 참석했다.

연극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을 원작으로, 작가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5년간 드레서로 일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경험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에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공연을 준비하는 극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 선생님과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공연을 올리려는 노먼의 고군분투가 담겼다.

박근형
박근형


1940년생인 박근형은 1959년 연극계 데뷔해 67년째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연극 한 지는 13년째 되는 청년이다"라며 연극에 임했던 햇수를 따로 세기도 했다. 

작품이 노년의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는 배우를 그리고 있는 만큼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는 박근형은 "'더 드레서'에 나오는 선생님과 제가 비슷한 데가 있다. 나이를 먹으니 놓친 것 같고 하고 싶은 게 많아져서 바쁘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세 작품을 소화한 그는 "'더 드레서'가 네 번째 작품이 되는데, 그동안 해오면서 느낀 것 등 이 작품처럼 무언가를 남기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깊이 파고들면 인간적인 고뇌가 있다. 내 몸은 쇠약해지고, 생각은 멀어지며 생기는 갈등이다"라며 "(연극에서) 내가 의지할 곳은 마누라도, 단원도 아닌 노먼이다. 이 사람에게 의지하고 조언을 받기도 하고 티격태격 싸우는 이 과정이 거울인 것처럼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연극이 재밌고, 저로서도 큰 의미가 있게 만들려고 여러 도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환
정동환


같은 역의 정동환 역시 "어려운 시대에 본인은 너무 노쇠해 있는 처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꼭 무엇을 해야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막을 올리려고 하는 인물이 어떤 인물일까 (생각했다)"며 "언젠가 나에게 닥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안의 깊은 진실이 들어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오늘, 내일 다르고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 인생 55주년을 맞은 정동환은 "그냥 무대가 좋다"라며 "연극은 영원히 죽지 않을 유일한 종교"라고 피터 셰퍼의 희곡 대사를 인용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변하고 바뀌고, 생기고 없어지고, 권력에 따라서 움직이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다면 연극"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종교가 영혼을 구원한다고 하지만, 나는 어쩌면 그것보다는 연극 속에 영혼을 구하는 것이 더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더 드레서'는 오는 27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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