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을 마무리하지 못한 가운데, 투수가 아닌 야수를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KBO는 지난 1월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5시즌부터 적용될 주요 규약과 리그 규정 개정안을 확정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아시아쿼터 제도였다. 당시 KBO는 "아시아쿼터 제도는 KBO리그 경쟁력 강화와 원활한 외국인 선수 수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논의돼 왔다"며 "시행 준비의 시간을 갖고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2026시즌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을 끝낸 상황이다. 한화 이글스가 지난달 13일 대만 출신 좌완투수 왕옌청을 영입했고, 이후 다른 팀들도 아시아쿼터 선수를 품었다. 16일에는 키움 히어로즈가 일본 출신 우완투수 카나쿠보 유토와 계약을 맺었다.
KIA의 경우 여러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미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몇몇 선수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
나머지 팀들은 아시아쿼터 제도를 활용해 투수를 영입했지만, KIA는 야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KIA 관계자는 "일단 큰 틀에서는 내야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박찬호(두산 베어스)의 공백 때문이다. 박찬호는 2019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으며, 2025시즌에도 1114⅓이닝을 책임지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올해 박찬호를 제외한 KIA 내야수 가운데 유격수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는 김규성(119⅓이닝) 단 한 명뿐이었다.
대안이 없진 않다. 김규성을 비롯해 박민, 정현창이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 KIA는 '유격수 김도영' 카드를 꺼내들지 고민하기도 했다. 다만 김규성, 박민, 정현창, 김도영 모두 확실한 상수라고 보긴 어렵다. 김규성, 박민, 정현창은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고 김도영은 올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KIA 관계자는 "1루수를 제외한 나머지 내야 포지션을 보면 항상 부상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팀 사정상 (아시아쿼터 선수가) 주로 유격수로 나서겠지만, 2루수나 3루수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아무래도 야구는 투수놀음이니 투수를 쓸 수 있으면 가장 좋은데, 어렵다고 하면 야수를 써야 한다. 또 외국인 선수가 왔을 때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구단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좋은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올해 정규시즌 8위에 머무른 KIA는 도약을 꿈꾼다. 내년에는 반드시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당장 팀에 보탬이 될 선수가 필요하다. 유격수 고민을 떠안은 KIA가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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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