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이 2025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했다.
일본 매체가 김혜성의 시즌 최종전 홈런을 주목한 가운데, 미국 현지 매체 역시 그가 갖춘 멀티 수비 능력과 빠른 발을 높이 평가하며 와일드카드 시리즈 26인 엔트리 합류를 낙관했다.
김혜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4타수 1안타(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1루에서 김혜성은 매리너스 선발 밀러의 93마일(시속 약 150km) 몸쪽 높은 직구를 힘차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1m, 타구 속도 101마일(시속 약 162km)의 큼지막한 아치였다. 지난 6월 1일 양키스전 이후 120일 만에 터진 시즌 3호 홈런이었다.
김혜성의 이 홈런은 현역 은퇴를 선언한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의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에서 승리를 선물하는 결승타가 됐다. 커쇼는 이날 5⅓이닝 94구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12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제한적인 기용 속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데뷔 시즌 총 71경기에 나서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9를 기록했다. 타격뿐 아니라 주루와 수비에서도 팀에 가치를 불어넣은 시즌이었다.
일본 매체 'JCAST'는 "김혜성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로스터 진입을 향해 강렬한 어필을 했다"며 이날 홈런포를 조명했다. JCAST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날린 김혜성은 빅리그 첫해 71경기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 0.699을 남겼다"며 "공격·수비·주루에서 모두 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네이션'도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 전망에서 김혜성을 포함시켰다.
다저네이션은 "김혜성은 최종적으로 로스터에 들어갈 만한 두 가지 강점이 있다. 하나는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멀티 수비 능력이고, 또 하나는 팀 내 가장 빠른 발"이라며 "다저스가 경기 후반 점수가 필요한 순간, 김혜성을 대주자로 기용하는 건 다른 어떤 선택지보다 이상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야진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디 파헤스, 토미 에드먼, 마이클 콘포토 4명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알렉스 콜은 로스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며, 시즌 최종전에서 김혜성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은 건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혜성은 시즌 막판 벤치 대기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지만, 최종전 선발 기회에서 홈런으로 'PS 엔트리 쇼케이스'를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로스터 경쟁에서 마지막까지 무력시위를 펼친 셈이다.
다저스는 오는 10월 1일부터 신시내티 레즈와 3전 2선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이제 관심은 김혜성이 엔트리에 최종 포함돼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현지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내·외야 멀티 수비와 대주자 카드'라는 무기는 다저스의 단기전에서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김혜성의 홈런은 단순한 시즌 마지막 불꽃이 아니었다. 그것은 곧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강렬한 무력시위였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가을야구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