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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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타는 '유퀴즈'"·"일진놀이 하는 판"…故 오요안나 괴롭힘 정황 녹취 공개 (BBC뉴스)

기사입력 2025.09.17 16:38 / 기사수정 2025.09.17 16:38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다.

16일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에는 "고 오요안나 1주기, 엄마가 공개한 '죽음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딸을 떠올리며 "애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내가 알기 때문에"라며 "돈 많이 벌어서 엄마를 이렇게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던 것 같고"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입사하고 6개월 이후부터니까, 끝도 없이 울고 있더라. 한 30분간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고인의 사망 소식은 3개월 뒤인 12월에 뒤늦게 전해졌고, 그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MBC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고인의 유족은 이들 중 한 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날 공개된 녹취에는 "내가 그렇게 최악이냐고 진짜. 주변 사람들한테 너무 건방지게 한다는 거다. 거기에 대해서 무조건 내 탓을 해야 한다는 거다"라고 말하는 오요안나의 음성이 담겼다.

이에 대해 오요안나 어머니는 "이러 이러한 선배가 있는데 자기를 너무 못살게 군다는 거다. 괴롭히는 담당이 있었다. '네가 그렇게 잘났냐'라면서"라고 이야기했다. 녹취에는 기상캐스터 선배 D 씨가 오요안나에게 "네가 여기서 제일 잘났냐? 내가 너 아랫사람이야?, "안나야 너 왜 이렇게 잘났어 뭐야. 선배가 네 친구냐고", "너 나랑 전화로 말싸움할래? 너 나한테 죄송했어?"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어머니는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둥 허벅지를 내놓고 싶냐는 둥 '싹수가 없다'고 했다. 한번 밉게 생각을 하고 얘네들이 패거리를 만들어서 결국에는 요안나를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분위기를 몰고간거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녹취에는 선배 N씨가 오요안나에게 "여기 사람들이 질이 좀 안 좋아. 일진 놀이하는 팝 같아. 근데 네가 잘못 걸린 거야. 진짜 장단 잘 맞춰줘야지 살아남잖아. (안그러면) 자멸하게 돼있어 결국에는"이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아마 그 선배들한테 갖는 자괴감이 많았을거다. '내가 이 사람한테 이 말을 했는데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일기에도 항상 그런 것들이 쓰여있다. 자기 맘대로 안 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우울증이 심해지면서"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결정타는 '유퀴즈'였다. '왜 네가 유퀴즈를 나간다는 거냐'라면서 난리가 났다는 거다. 선배들이 다"라고 말했다. 

녹취에서 오요안나는 "선배님이 들어오자마자 소리를 버럭 지르시는 거다. '너 뭐 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가 있어' 이러셨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네까짓 게 1년도 안된 네가 왜 우리 MBC 대표야?'(라면서) 그날 저녁에도 (오요안나가) 왔는데 얼굴이 팅팅 부어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망 당시) 지친것 같다. '엄마 나 힘들어' 항상 힘들고 지치단 얘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지금 현재로는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괴롭힘이라는 게 있다고 노동부도 얘기를 하지 않냐. 그럼에도 오리발 내밀지 않냐. 회사가 잘못된 거다. 무조건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체제는 직원인데 겉으로만 프리랜서라고 해서 경쟁 속에다가 이걸 집어넣은 거니까 누가 잘나가면 무조건 밟고 싶은 거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요안나는 그 사이에서 내내 고생을 한 거다. 가해자들도 요안나가 죽은 거에 대해서 마음이 편치 않을 거다. 어쩌면 그들도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MBC는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아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채용을 중심으로 한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MBC 측은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며 "신설되는 기상기후 전문가는 기존 기상캐스터의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인력은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될 예정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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