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기 거액을 들여 영입한 마티스 텔을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쿼드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현지 언론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텔을 '제2의 손흥민'으로 만들겠다던 토트넘의 야심이 7개월 만에 무너지고 있다. 2015년 400억원 이적료로 입단, 10년간 활약한 뒤 원금 회수를 거의 다하면서 다른 팀으로 이적한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가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명단을 발표했다.
이적시장 막바지 합류한 랑달 콜로 무아니 등 1군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예상치 못한 이름이 빠지면서 현지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3000만 유로(약 561억원)라는 거금을 주고 데려온 마티스 텔이 제외된 것이다. 지난 시즌 임대료 870만 파운드(약 162억원)까지 더하면 무려 723억원이나 된다.
영국 풋볼런던은 토트넘의 결정이 나온 후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스쿼드가 확정됐다. 마티스 텔은 명단에서 제오된 6명 중 한 명이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텔 뿐만 아니라 라두 드라구신, 다카이 고타, 이브 비수마,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매디슨이 제외됐다.
토트넘이 이번 명단에서 무려 6명의 선수를 제외한 건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선수 등록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UEFA는 챔피언스리그 엔트리 제출 시 홈그로운(5세에서 21세 사이에 3년 이상 자국 내 클럽에서 훈련을 받은 선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한다. 최소 8명의 홈그로운 선수가 필요하며, 이 가운데 4명은 클럽 자체 육성 선수여야 한다.
25인 스쿼드 중 구단에서 훈련 받은 선수 4명을 채워야 하는데 이번 명단에는 브랜던 오스틴이 유일했다. 이로 인해 세 자리의 공백이 생겼고, 25명이 아닌 22명으로 구성된 스쿼드만 구성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무려 세 자리가 더 줄어들면서 제외된 선수도 그만큼 더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번 여름 30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데려온 텔이 제외되자 현지 언론이 주목했다.
풋볼런던은 "토트넘은 이번 시즌 조별리그에서 비야레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PS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슬라비아 프라하, 보되/글림트, 코펜하겐, AS 모나코와 맞붙는다"며 "경쟁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공격 자원을 줄인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토트넘은 3000만 파운드에 영입한 마티스 텔을 챔피언스리그 스쿼드에서 제외했다"면서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텔과 대화를 나누는 건 특히 어려웠을 것이다. 텔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임대 영입한 콜로 무아니의 희생양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진짜 멍청한 짓이다. 토트넘 팬들은 텔에 대한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면서 "프랑크 감독의 스쿼드에서 텔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려진 후 팬들은 텔을 처리하는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텔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선수, 여름 내내 이적을 모색한 선수, 단순히 경험이 부족해 유럽 최고의 대회에서 뛸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와 함께 그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심할 여징 ㅓㅄ이 힘든 처우를 받았음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팯늘은 "안토닌 킨스키 대신 텔을 제외한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2ㅇ년 연속으로 제대로 된 선수보다 뛰지도 않을 골키퍼를 우선시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텔에게는 악몽이 될 거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웹 또한 "토트넘 팬들은 3000만 파운드의 텔이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 탈락하자 충격에 빠졌다"며 "그는 아주 좋은 선수지만 스무 살밖에 안 된 어린 선수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텔은 이번 시즌 말에 팔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텔이 이번 시즌 토트넘에 영입된 후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체적으로 팬들의 반응은 텔을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포함시켰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들도 이번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