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레전드이자 한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시 JK에서 경질됐다.
올 초 부임해 불과 8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그의 짧은 베식타시 생활은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9일(한국시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스위스 클럽 로잔에 패한 뒤 베식타시의 지휘봉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식타시는 구단 이사회 결정을 통해 솔샤르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세르달 아달리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 스타'는 이번 결정을 두고 "베식타시는 유럽 무대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결단을 내렸다"며 "지난 시즌 쉬페르리그 4위로 마무리하며 최소한의 체면은 세웠지만, 유럽 무대 좌절은 구단 수뇌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솔샤르는 맨유 경질 이후 3년의 공백을 깨고 베식타시에서 복귀했지만, 결국 29경기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언급된 것처럼, 경질 결정의 방아쇠를 당긴 문제의 경기는 스위스 로잔 스포르와의 UEFA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베식타시는 원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한 듯 보였지만,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로잔에 0-1로 패하며 합계 1-2로 탈락했다.
경기에서는 전반 종료 직전 로잔 신입 공격수 네이선 버틀러-오예데지가 결승골을 넣었고, 후반 초반 베식타시 수비수 펠릭스 우두오카이가 곧바로 퇴장당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이후 솔샤르는 교체 카드를 통해 반전을 노렸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고, 유럽대항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베식타시는 이미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패해 대회 진출에 실패한 상태였고, 연이은 유럽 무대 좌절이 결국 감독 교체로 이어졌다.
베식타시는 튀르키예 슈퍼리그 개막전에서 에윕스포르를 2-1로 제압하며 희망적인 출발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가장 큰 목표인 유럽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경질이 이르게 결정된 것을 보인다.
솔샤르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차기 감독 후보로 누리 사힌이 언급되고 있다.
'BBC'는 "도르트문트 출신이자 과거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에서도 활약했던 누리 사힌이 베식타시 차기 사령탑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은퇴 후 감독으로 변신한 사힌은 최근 튀르키예 축구계에서 떠오르는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솔샤르는 선수 시절 맨유의 '베이비 페이스 킬러'로 불리며 199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승골을 포함해 굵직한 순간을 남겼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맨유를 이끌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후 약 3년간 현장에 서지 않았던 그는 지난 1월 베식타시 지휘봉을 잡으며 복귀했으나, 유럽 무대 실패 앞에 또다시 짧은 임기를 끝내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솔샤르가 지난 2023년 2월 대한축구협회가 새 사령탑을 물색할 때 최종 후보군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당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을 최종 선택했고, 솔샤르는 튀르키예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결국 좌절로 막을 내렸다.
이번 경질로 솔샤르의 미래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그의 거취에 대해 노르웨이 대표팀 차기 사령탑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조차 확실하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