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 시즌 벤치 자원에 머물렀던 황희찬이 이번 시즌에도 울버햄튼 원더러스 소속으로 뛸 전망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7일(한국시간) "울버햄튼은 황희찬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두 클럽으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이적시장 마지막 며칠 동안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구단 프로젝트의 일부로 보고 있다. 여러 제안에도 불구하고 매각 의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황희찬은 이번 시즌에도 울버햄튼에서 뛰게 됐다. 다만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습을 보여줬던 터라 이번 여름 울버햄튼을 탈출하지 못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 한다.
황희찬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 연결됐다. 팰리스가 에이스 에베레치 에제의 아스널 이적과 에디 은케티아의 부상으로 인해 급하게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울버햄튼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황희찬을 최적임자로 낙점했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팰리스는 황희찬을 한 시즌 임대 영입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스의 이적 제안은 황희찬에게도 긍정적이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엄청난 부진을 겪었다. 2023-2024시즌 리그 12골을 포함해 총 13골을 터뜨리며 2028년까지 5년 장기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당시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과 직접 통화까지 했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 잔류를 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패착으로 돌아갔다. 2024-2025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단 2골에 그치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막바지에는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으며 비토르 페헤이라 감독 구상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지난 시즌 황희찬의 성적은 25경기 2골 1도움, 출전시간 868분이었다.
페헤이라 감독도 황희찬이 계획 밖에 있는 선수라는 점을 시인했다.
시즌 막판 황희찬이 계속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페헤이라 감독은 "선발 자리를 내가 보장해줄 수 없다. 떠나는 게 낫다고 느낀다면 대화를 나눠보겠다"고 밝혔을 정도였다.
울버햄튼에 계속 남아있는다면 출전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팰리스의 제안은 달콤했다.
팰리스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원래 한 단계 위 대회인 유로파리그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구단주가 같은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 역시 유로파리그에 진출하면서 UEFA 규정에 따라 콘퍼런스리그로 밀려났다.
UEFA 주관 대회에서 가장 낮은 위상을 가진 대회지만 지난 시즌 강등을 걱정해야 했을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울버햄튼보다는 더 경쟁력 있는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울버햄튼의 태도가 바뀌었다. 방출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던 황희찬을 남겨두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울버햄튼은 프리미어리그 구단과 접촉 후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을 배제했다"면서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핵심 선수다. 최근에는 골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쿠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후로 황희찬을 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서 "황희찬을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매각하는 건 역효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리그 내 다른 팀들의 전력을 강화시켜 남은 시즌 동안 강등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중요한 선수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게 실제 경기에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이날 홈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64강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했다.
후반 35분까지 80분을 뛴 황희찬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컵 경기였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주장 완장을 찼다는 건 그만큼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중요 선수로 여기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9월 A매치를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지난 시즌 부진 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시즌 울버햄튼에서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쏠 기회를 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