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주장 교체 가능성을 암시했다.
만약 주장 교체가 이뤄질 경우 손흥민(LAFC)은 2018년 이후 약 7년 만에 주장 완장을 내려놓게 된다.
홍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오는 9월 예정된 '미국-멕시코' 친선 2연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달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격돌한다. 미국과의 친선전은 미국 뉴저지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멕시코는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상대한다.
이번 소집 명단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포함됐다. 이번 여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은 빠르게 새로운 리그와 팀에 적응해 최근 득점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댈러스와의 2025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전반 6분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LAFC 데뷔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좋은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홍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을 약 1년 남겨두고 주장 완장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 주장직에 관한 질문에 홍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지금 시작부터 주장을 바꾸기기 보다 결정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팀을 위해서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대표팀 주장이)변경될 수도 있고, 변경 안 될 수도 있다. 그 선택을 지금 하지 않았다는 거다"라며 "내 답변이 애매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결정을 지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는 거다"라며 전했다.
A매치 통산 134경기 51골을 기록한 한국 축구 레전드 손흥민은 2018년 5월 온두라스와의 친선전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선발로 뛰었다.
손흥민이 정식으로 대표팀의 주장이 된 건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이다. 월드컵이 끝난 후 기성용이 대표팀 주장직에서 물러나자, 손흥민이 대표팀의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밑에서 대표팀 주장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도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그러나 홍 감독이 주장 교체를 고민하면서 손흥민은 약 7년 만에 대표팀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홍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1년 남겨두고 주장 교체를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손흥민의 몸 상태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1992년생이라 올해로 만 33세인 손흥민은 30대 중반으로 향하면서 조금씩 신체 능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부상 횟수도 늘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를 30경기 7골 10도움으로 마무리해 토트넘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 이후 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홍 감독도 향후 손흥민의 기용 계획에 대해 "손흥민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다른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있다"라며 "손흥민은 이제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언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만 33세로 체력이 하강 곡선이고, 지난 시즌 3차례 부상을 당한 만큼 출전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손흥민 무조건 주전' 원칙을 깨기 위해선 일단 그가 주장 완장부터 내려놓아야 하는 게 순리다.
만약 홍 감독이 새로운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기로 결정한다면, 어떤 선수가 대표팀의 새로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게 될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홍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팀 주장 기준에 대해 "여러가지 있는데,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맞이하는데 있어 주장은 경험이 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더십이 필요하다"라며 "난 주장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필요한 것 같다. 그동안 손흥민은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해줬고, 지금도 잘 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신문로, 고아라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