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의 구세주가 됐다.
이강인의 천금 같은 추격골에 힘입어 PSG는 구단 창단 이래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PSG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올리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2025 UEFA 슈퍼컵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UEFA 슈퍼컵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챔피언과 유로파리그 우승팀 간의 맞대결이다. PSG는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토트넘은 같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해 유로파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지난 시즌 리그1, 쿠프 드 프랑스,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해 트레블을 달성했던 PSG는 슈퍼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했다.
경기에 앞서 많은 팬들이 PSG가 토트넘을 무난하게 격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PSG는 지난 시즌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유럽 최고의 팀이 됐고,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를 차지하는 등 시즌 내내 고전했다.
더불어 토트넘 주장이자 레전드 손흥민이 미국 LAFC로 이적했다. 전력 면에서 차이가 커 PSG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토트넘이 먼저 2골을 터트리면서 PSG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토트넘은 전반 3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토트넘 프리킥 상황에서 주앙 팔리냐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는데, 세컨드 볼을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PSG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토트넘에 리드를 가져왔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PSG는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추가골을 실점했다.
PSG는 이번에도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분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를 토트넘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PSG 수문장 루카스 슈발리에 골키퍼가 공에 손을 갖다 대는데 성공했지만, 공이 슈발리에 골키퍼 손 맞고 굴절된 뒤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2골을 실점하면서 패배 위기에 놓인 PSG는 추격골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자. 후반 22분 이강인을 투입했고, 후반 32분엔 포르투갈 공격수 곤살루 하무스를 그라운드에 넣었다.
교체로 들어온 이강인은 후반 40분 귀중한 추격골을 터트리면서 희망을 살렸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 이강인의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토트넘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PSG의 추격골로 이어졌다.
이강인의 추격골이 터진 후 PSG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ㄱ, 후반 추가시간 하무스가 헤더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2-2 스코어로 정규시간이 종료되자 경기는 곧바로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 초반에 웃은 건 토트넘이었다. 토트넘 1, 2번 키커가 모두 킥을 성공시킨 반면에, PSG 1번 키커 비티냐가 실축하면서 분위기는 토트넘으로 넘거갔다.
그러나 토트넘 3번 키커 판더펜의 슈팅이 슈발리에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4번 키커 마티스 텔의 슈팅은 골대 밖으로 날아갔다. 토트넘 선수 2명이 실축하는 동안, PSG 3번 키커 우스만 뎀벨레와 4번 키커 이강인은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켜 PSG가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 5번 키커 페드로 포로가 킥을 성공시키면서 희망을 이어갔지만, PSG 5번 키커 누누 멘데스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PSG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UEFA 슈퍼컵 정상에 올랐다.
PSG가 구단 창단 이래 최초로 UEFA 슈퍼컵 정상에 오른 가운데 이날 PSG의 슈퍼컵 우승을 이끈 주역 중 하나는 교체로 들어와 추격골을 터트린 이강인이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도 "이강인과 곤살로 하무스는 예상칫 못한 영웅적인 구세주였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오랫동안 압도적이고 피지컬이 우세한 토트넘에게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PSG는 극적인 결승골로 상황을 역전시켰다"라며 "경기 종료 10분 전까지 뒤처져 있던 PSG는 이강인과 곤살로 하무스의 결정적인 투입을 통해 경기의 흐름을 역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인 영감, 뛰어난 피지컬, 그리고 수술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두 교체 선수는 토트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PSG에 예상치 못한 승리와 첫 슈퍼컵 우승을 안겨줬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영웅적인 시나리오는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해 보였던 두 선수가 만들어낸 것이기에 더욱 매혹적이다"라며 이번 여름 방출 가능성이 높았던 선수 2명이 PSG의 UEFA 슈퍼컵 우승을 이끈 점을 조명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선발보다 교체로 많이 출전하면서 이번 여름 SSC나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으로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적설이 나고 있는 와중에 그는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기록하면서 PSG의 우승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언론도 "지난 시즌 말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이강인과 하무스는 이적 시장 내내 이적 가능성과 외부의 관심 사이에서 이름을 오갔다"라며 "2군 선수와 가끔씩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사이, 그들의 위치는 유럽 대항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저녁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라며 "좋지 않게 시작된 경기를 기억에 남는 승리로 바꿔놓으며, 영웅은 우리가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라며 했다.
사진=이강인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