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이상근 감독이 배우 안보현과 자신의 내적 성향이 닮았다며 영화 속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이야기를 전했다.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안보현은 퇴사 후 무미건조 집콕 일상을 보내던 청년 백수 길구 역을 연기했다.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에게 첫눈에 반한 길구는 다음 날 새벽 낮에 본 선지와는 180도 다른 비주얼의 선지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고 혼란에 빠진다.
이후 선지의 아버지 장수로부터 새벽이 되면 악마로 깨어난다는 선지의 특별한 비밀을 듣게 되고, 새벽마다 선지의 보호자가 되는 험난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임윤아가 낮과 밤이 다른 두 얼굴의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한 가운데, 안보현도 일명 '멍뭉미'가 전해지는 순박한 얼굴로 기존 작품과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이 감독은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 당시 "안보현 씨가 '외강'의 모습으로 보이는데, 실제는 '내유'의 성향이다. 소년미와 부드러움이 다 있는 압도되는 느낌이 있는데, 말씀드리기 죄송스럽지만 겉이 아니라 속은 저와 닮은 면이 조금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안보현과 MBTI가 'INFJ'로 똑같다고 말한 이 감독은 "(안)보현 씨는 지금은 또 바뀌었을 것이다. 같이 촬영할 때, (임)윤아 씨가 MBTI 얘기를 꺼내기에 사실 그런 것을 안 믿었다가 해보니 저와 너무 똑같은 것이다. 그러다 보현 씨와도 같다는 것을 알게 됐었다"고 웃었다.
94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상업영화 데뷔를 마쳤던 '엑시트'에서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 캐릭터에도 실제 과거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전했던 이 감독은 길구에게도 이를 적용해봤다며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밀어붙였다"며 다시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처음 보현 씨를 봤을 때는 (키가) 너무 커서 '세상에 이런 인간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만약 제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보현 씨처럼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내면에 '파이터' 기질이 있고, 호랑이인 줄 알았는데 고양이가 있더라"고 놀라워했다.
이어 "그것을 잘 이해해주셔서 소통하는데 편했다. 마초적이고 굵직한 비주얼을 갖고 있지 않나. 반전 매력을 한 번 꺼내보고 싶었다. '당신 안에 있는 길구를 같이 꺼내봅시다' 하면서 작업했다"고 화기애애했던 촬영 분위기를 덧붙였다.
사진 =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