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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손흥민, 韓 EPL '영광의 20년' 끝났나?…마땅한 후계자가 없다

기사입력 2025.08.05 14:48 / 기사수정 2025.08.05 14:48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와 결별하면서 지난 20년간 국내 축구팬들에게 각광 받았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와 인지도도 불안하게 됐다.

손흥민의 토트넘 퇴단은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일이지만 당장 그의 뒤를 이을 '코리안 리거'가 없다는 점이 한국 축구의 숙제로 다가왔다.

프리미어리거가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을 모으기 시작한 때는 2005년 여름 박지성이 당대 최고의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부터였다. 맨유는 1998-1999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하면서 프리미어리그 구단 최초의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을 일궈내고 유명세를 타던 팀이었다.

게다가 맨유를 상징하던 미드필더 데이비드 베컴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동한 뒤였지만 리오넬 메시와 함께 21세기 세계 축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군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유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지 1년 뒤였다.

박지성은 엄밀히 말하면 맨유의 주전급 선수는 아니었다. 등번호 13번이 의미하듯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7시즌을 뛰면서 205경기에 나섰고 27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로 한정하면 134경기에 나서 19골을 터트렸다.

맨유의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고, 2007년엔 무릎 수술을 받아 시즌 조기 아웃 진단을 받고 그 해 3월 말부터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으나 세계 최고의 구단 맨유에서 활약하며 많은 트로피를 거머쥔 점은 '맨유 박지성'이 축구팬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들을 프리미어리그 중계방송 앞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



박지성은 맨유맨으로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1회, 리그컵 3회, 커뮤니티 실드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최근 인터콘티넨탈컵으로 사후 개명)  1회 등 총 12차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심심치 않게 우승하는 장면으로도 한국팬들의 자랑이 됐다.

맨유는 2007년과 2009년엔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내한 경기를 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의 한국 투어 모범 사례가 됐다.

이후 박지성은 2012년 같은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구단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2013년 친정팀인 네덜란드 명문 구단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2014년 은퇴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은퇴할 당시 독일 유력 구단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이라는 20대 초반 공격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고, 그는 2015년 8월 토트넘과 계약하면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슈퍼스타로 올라섰다.

한국 축구팬들도 손흥민의 활약상을 보고 즐기면서 행복한 10년을 보냈다.

박지성이 맨유라는 최고의 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살림꾼'이었다면 손흥민은 골과 어시스트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격수란 점이 한국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에게 매력 넘치게 다가왔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로 한정하면 333경기에 출전해 127골 7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 가는 길이 곧 아시아 축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 최다 득점, 최다 도움에 모두 손흥민의 이름이 올랐다.

여기에 아시아 선수 그 누구도 타질 못했던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4번이나 수상했고 2021-2022시즌엔 감격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됐다. 2024-2025시즌엔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토트넘 10년 활약의 서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에서 한국 선수가 2년간 주장이 된 것, 해리 케인이라는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와 '원투 펀치'를 형성하며 서로 골과 도움을 주고받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토트넘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국민 구단'이 됐다.

손흥민은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하며 LA FC 입단 마무리 절차를 밟는다.

한국 축구에 박지성과 손흥민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잠시 멈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 토트넘 윙어 양민혁, 뉴캐슬 윙어 박승수 등이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적을 두곤 있지만 황희찬은 지난 시즌 부진으로 이적 가능성이 적지 않다. 양민혁, 박승수는 10대 어린 선수로 이번 시즌 임대를 통해 잉글랜드 2부 혹은 중형급 리그에서 뛸 확률이 있다.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프랑스와 독일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또다른 스타들이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어떤 이적설이 나돌지 않고 있다.

손흥민 뒤를 이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누가 나타나서 지난 20년간 영광을 이어갈지는 관심 혹은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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