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유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복덩이'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삐끗했다.
가라비토는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9사사구(8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가라비토는 팀의 연패 흐름을 끊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전반기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그는 앞선 5경기 등판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33(27이닝 4실점)의 성적을 올리며 팀의 복덩이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달 23일 대구 SSG 랜더스전(7이닝 무실점),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6이닝 무실점)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후반기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었다.
1회초 LG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2회초엔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주긴 했으나, 후속타자 구본혁을 3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삼성 타선도 1회와 2회 선취 득점을 올리며 가라비토를 지원했다.
3회초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박해민과 신민재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후 2루 견제 과정에서 송구가 크게 빗나가 주자들에게 한 베이스 진루를 허용했고, 후속타자 문성주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비어 있던 1루를 채웠다. 이어진 타석 김현수의 유격수 땅볼 타구에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며 가라비토의 첫 실점이 올라갔다.
가라비토는 이어진 2사 1, 3루 상황 문보경에게 볼넷을 하나 더 내준 뒤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4회 타선의 추가 득점 지원을 받은 가라비토는 5회초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신민재와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문보경에게 추격의 적시타를 허용했고, 2사 후 오지환의 타석에서 볼넷을 하나 추가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타자 구본혁의 땅볼 타구에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이 나와 동점주자와 역전주자가 홈을 밟았다.
가라비토는 마지막 타자 박관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후 삼성은 별다른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채 7회 3-6 우천 콜드패를 떠안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가라비토가) 합류 초반 들쑥날쑥한 부분이 있었는데, 최근엔 ABS에 적응을 좀 했는지 처음 왔을 때보다 제구에 안정감이 생겼다. 제구랑 커맨드가 좋아지다 보니 한계 투구 수 안에서도 7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가라비토가) 지난 화요일(7월 29일)에 던졌기 때문에 웬만하면 100구를 넘기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있다. 100구 안에 긴 이닝을 던져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그러나 가라비토가 앞선 5경기를 합친 것보다 많은 8개의 볼넷을 이날 한 경기에 내주면서 사령탑의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최근 주요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흔들리는 불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성에 또 다른 고민거리가 하나 늘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