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3-5로 패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충격전인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공격에서는 화력과 디테일, 수비에서는 견고함이 모자르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3-5로 졌다. 지난 22일 안방 광주에서 LG 트윈스에 3연패로 무너진 데 이어 부산 원정 주말 3연전까지 모두 무릎을 꿇는 참사를 겪게 됐다.
KIA는 이날 고종욱(좌익수)~박찬호(유격수)~오선우(1루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나성범(우익수)~패트릭 위즈덤(3루수)~김태군(포수)~김호령(중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흔히 연패에 빠져 있는 팀들은 게임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취점을 따내는 게 중요하다. KIA도 1회초 선두타자 고종욱이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을 상대로 좌전 안타로 출루,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이 활기를 보이면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는 듯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3-5로 패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고종욱은 후속타자 박찬호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음에도 2루 진루가 아닌 '포스 아웃' 처리됐다. 고종욱은 타구 판단을 잘못한 듯 1루에서 2루로 뛰지 못했다. 박찬호가 고종욱을 향해 2루로 향하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2만 3000여 팬들의 함성에 묻혀 들리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롯데 좌익수 전준우는 박찬호의 타구를 원바운드로 포구한 뒤 재빠르게 2루로 송구, 1루 주자 고종욱을 잡아냈다. KIA는 무사 1, 2루로 나균안과 롯데를 압박할 수 있었던 찬스를 허무하게 날렸다. 1사 1루에서는 오선우가 삼진, 최형우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KIA는 네일이 2회말 2사 1, 2루에서 유강남에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0-2로 리드를 뺏겼다. 일단 3회초 선두타자 김태군의 솔로 홈런, 김호령의 3루타 이후 고종욱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면서 연패 탈출의 희망을 다시 키웠다.
네일도 힘을 냈다. 2회말 2실점의 아쉬움을 털고 롯데 타선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봉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3-5로 패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KIA는 불펜 싸움에서 무너졌다. 8회말 이준영이 선두타자 고승민을 좌전 안타로 출루시키자 셋업맨 조상우로 투수를 교체, 승부수를 던졌지만 조상우가 버텨주지 못했다. 조상우는 2사 1, 3루에서 롯데 캡틴 전준우에 2타점 2루타를 허용, 고개를 숙였다. 조상우는 후속타자 한태양에게까지 1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스코어가 2-5로 벌어졌다. 게임 흐름이 롯데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KIA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오선우의 내야 안타 출루, 1사 후 김선빈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여기까지였다. 최원준이 중견수 뜬공, 변우혁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6연패라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결과가 현실이 됐다.
본헤드 플레이로 시작한 게임이 에이스의 역투에도 타선 침묵, 필승조 붕괴 속에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 중 몇 차례 실책에도 실점을 막고 고비를 넘길 듯했지만 마지막 승부처를 이겨내지 못했다.
KIA는 이날 패배로 46승46패3무를 기록, 단독 5위에서 삼성 라이온즈(47승47패1무), SSG 랜더스(46승46패3무)와 공동 5위가 됐다. 4위 KT 위즈(50승45패3무)와 격차도 2.5경기까지 벌어졌다.
KIA는 2024시즌 통합우승을 이룩한 뒤 2025시즌 2연패를 목표로 출항했다. 페넌트레이스 100경기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5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현실 자체가 씁쓸할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