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이룬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뽐냈다.
후라도는 지난달 8일 NC 다이노스전서 9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을 선보였다. 이어 이번 경기서도 9회까지 든든히 마운드를 지켰다. 1선발 다운 쾌투였다.
후라도가 버텨준 덕에 삼성 타선도 뒷심을 발휘했다. 0-0으로 맞선 7회 2득점을 시작으로 8회 1득점, 9회 무려 8득점을 더해 11-0 대승을 완성했다. 2연패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팀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5연패 중인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없앴다. 4위 KT와는 1.5게임 차다.
후라도의 총 투구 수는 94개(스트라이크 63개)밖에 되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28개), 투심 패스트볼(22개), 체인지업(21개), 커터(12개), 커브(7개), 슬라이더(4개)를 구사했다. 투심 최고 구속은 150km/h, 포심은 149km/h였다.
1회 공 6개로 삼자범퇴를 빚으며 출발했다. 2회엔 2사 후 허경민과 9구 승부 끝 좌전 안타를 맞았다. 김상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3회부터 7회까지는 다섯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맹위를 떨쳤다. KT 타선을 꽁꽁 봉쇄했다. 8회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김상수의 병살타로 금세 3아웃을 채웠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후라도가 8회를 끝냈을 때 점수는 3-0이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후라도에게 "1이닝 더 던지면 어떻겠냐"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9회초 타선이 11-0을 만들며 점수 차가 여유로워졌다. 이번엔 코치진에서 먼저 후라도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9회말 다른 투수를 올리고자 했다. 그러나 후라도는 "더 던지겠다"며 마운드에 올랐다. 완봉승으로 해피엔딩이 됐다.
후라도의 시즌 성적은 20경기 130⅓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2.62,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16회가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후라도의 완봉승을 축하한다"며 "올해부터 우리 팀에서 뛰기 시작했는데, 올 시즌 등판한 경기 중 가장 좋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승리 후 하이파이브하러 오는 후라도에게 모자를 벗고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하며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도 했다.
경기 후 후라도는 완봉승 소감을 묻자 "무척 피곤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후라도는 "지난 등판 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어제(25일 KT전)도 무척 중요한 경기였는데 팀이 졌다"며 "이번 게임에서 최대한 이길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팀 순위를 더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 박진만 감독이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포효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20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서 후라도는 4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2탈삼진 7실점(2자책점)으로 고전했다. 그는 "많이 쉬어서 그랬던 것 같다. (올스타 휴식기로 인해) 2주 정도 휴식을 취했다가 등판하니 몸이 준비돼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KT전서 완벽히 만회했다. 특히 삼자범퇴 이닝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후라도는 "KT 타자들이 콘택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지한 후 방망이에 공을 맞힐 수 있는 구종들을 더 활용해 범타를 유도하려 했다"고 전했다.
2연패 중인 상황서 등판해 각오가 남달랐을 수도 있다. 후라도는 "매 경기 팀을 위한 책임감을 갖고 등판한다. 부담감이라기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후라도는 "이겨내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고 체력을 기르는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덕분에 많은 이닝을 계속 소화할 수 있는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경기 각오를 물었다. 후라도는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더 큰 목표도 있지만 입 밖으로 발설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간직하며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사진=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