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윤도영의 국적을 착각한 걸까.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윤도영의 임대 이적 소식을 전할 때 일본어로 작성해 논란이 됐다.
브라이턴은 1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윤도영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팀 엑셀시오르 로테르담에 한 시즌 임대로 합류했다"라고 발표했다.
2006년생 윤도영은 이번 여름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클럽 브라이턴과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럽에 진출했다.
브라이턴에 합류한 윤도영은 경험을 쌓기 위해 곧바로 네덜란드 클럽 엑셀시오르 로테르담으로 임대됐다. 엑셀시오르 로테르담은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해 2025-26시즌을 1부리그에서 보낸다.
브라이턴의 데이비드 웨어 기술 이사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윤도영은 첫 시즌을 임대로 보낼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가 유럽 최고 리그에서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윤도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라며 "윤도영은 젊은 선수이고, 우리는 긍정적인 적응 기간이 브라이턴에서 정말 성공적인 시간을 보내는 데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축구 팬들은 윤도영의 임대 이적 소식을 보고 황당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가 된 건 브라이턴의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브라이턴은 구단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윤도영의 임대 소식을 전할 때, 다름 아닌 일본어로 작성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공식 발표는 영어로 작성된다.
때때로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클럽의 구단 관계자는 한국 축구 팬들을 고려해 한국 선수들의 소식을 전할 때 한국어로 작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윤도영의 임대 이적 소식을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일본어로 작성한 건 클럽 관계자가 윤도영의 국적을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으로 혼동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내 축구 팬들도 댓글을 통해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에요", "그냥 영어로 쓰던가", "왜 일본어냐"라고 지적했고, 논란이 커지자 결국 게시물은 삭제됐다.
대전하나시티즌 유스인 충남기계공고 출신 윤도영은 날카로운 왼발과 드리블 돌파 능력이 장점인 측면 공격수다.
지난해 1월 대전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윤도영은 지난 5월 울산HD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구단 최연소 출전 기록을 경신하며 이름을 알렸다. 전반기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준 덕에 지난해 8월 17세의 나이에 구단과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연령별 국제 대회에서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 시절 변성환 현 수원 삼성 감독의 지도 아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4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어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잠재력을 보여준 윤도영은 지난 3월 브라이턴과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브라이턴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윤도영이 이적시장이 시작되는 7월 1일 합류한다. 계약 기간은 2030년 6월까지"라며 "윤도영은 2025-2026시즌에는 임대를 통해 다른 팀에서 뛰게 된다"고 밝혔다.
당장 2025-2026시즌부터 브라이턴에서 뛰기보다는 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시에서 임대를 보내며 유럽 무대에 적응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영국 노동 비자 발급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다. 현재 브라이턴 공격진 핵심 에이스로 떠오른 일본 출신 윙어 미토마 가오루도 같은 절차를 밟은 적이 있다.
윤도영은 지난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네덜란드로 출국했고, 엑셀시오로 임대 이적을 마무리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윤도영은 네덜란드 리그를 선택한 것에 대해 "다른 나라는 피지컬로 대결하는 축구를 하는데 네덜란드는 팀마다 다양한 전술이 있고, 아기자기한 축구를 하는 팀이 많았다"면서 "브라이턴 구단 임대 담당자가 내게 여러 임대 팀을 추천하면서 선택지를 줬다. 어디를 선택하든 내가 행복한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 리그 내에서도 여러 미팅을 했다. 최종적으로 엑셀시오르 감독님에게 좋은 느낌을 받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냉정하게 나를 바라봤을 때 아직 브라이턴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윤도영은 "나도 임대 팀의 좋은 선수들과 열심히 경쟁해 보겠다. 많은 경기를 뛰면서 데뷔골 한 골은 넣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도영은 "꾸준히 성장해서 좋은 선수가 된다면 대전에서 다시 불러주지 않을까 한다. 나중에 K리그에 돌아왔을 때 많은 팬이 반겨주시고 환호해주시고, 돌아오는 게 이슈가 될 정도로 놀라운,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브라이턴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