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직 스카우터의 주장이 제기됐다.
주장에 따르면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하고 다른 선수들을 추가로 노리고 있는 토트넘의 행보는 손흥민과의 결별을 준비하는 과정 중 하나이며, 손흥민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미국 중 한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게 된다면 그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해 거액의 연봉을 받는 것을 선택할지, 아니면 생활 환경이 좋은 미국에서 남은 커리어를 보내는 쪽을 고를지 관심이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 1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이 프리시즌 훈련에 참여한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손흥민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용 민소매 상의를 입고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훈련 사진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 12일 토트넘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한 손흥민은 메디컬 테스트와 간단한 체력 테스트를 받은 뒤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이제 막 몸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손흥민이 오는 19일 레딩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손흥민은 이달 말 예정된 홍콩과 한국에서 열리는 친선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출전을 조건으로 프리시즌 투어 주최 측과 상업적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투어 기간 동안 치러지는 경기에서 손흥민이 무조건 출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토트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인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는 14일 손흥민의 거취와 관련한 질의응답이 들어오자 "이번 주 금요일 프랭크 감독의 첫 번째 경기 기자회견이 있기 때문에 그때 더 명확한 정보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곧 새 감독의 손흥민 관련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5일 과거 토트넘을 비롯한 복수의 프리미어리그 구단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했던 믹 브라운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풋볼 인사이더'에 의하면 브라운은 "토트넘은 이번 여름에 손흥민을 떠나보낼 준비가 됐다"며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나 하려고 하는 일을 살펴보면, 모든 당사자가 전진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모하메드 쿠두스가 영입됐고, 이제 토트넘은 모건 깁스-화이트(노팅엄 포레스트)나 에베레치 에제(크리스털 팰리스) 같은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손흥민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지는 않지만, 감독은 분명히 공격 옵션을 강화하고 있다. 그들은 손흥민이 팀에 가져오는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토트넘은 최근 쿠두스를 영입했고, 노팅엄과의 분쟁이 끝나면 깁스-화이트도 영입할 전망이다. 에제의 경우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영입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토트넘은 앞서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하면서 일단 측면을 어느 정도 보강한 상태다.
브라운은 계속해서 "나는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정말 잘했고, 그는 토트넘의 레전드다. 하지만 누구나 시간에 따라잡히기 마련"이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친 것은 맞지만, 이제는 양측이 결별해야 할 때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MLS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이 있는데, 그가 선택 가능한 옵션은 그 두 가지"라며 "토트넘은 적절한 제안이 들어온다면 손흥민을 내보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며, 손흥민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데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브라운의 설명대로 손흥민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과 MLS의 로스 앤젤레스FC(LAFC)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4000만 유로(약 643억원)의 이적료와 3년 총액 9000만 유로(약 1448억원)의 연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선택한다면 그야말로 '돈벼락'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손흥민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지난 2023년 MLS의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커리어 황혼기에 미국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손흥민 역시 자신의 축구선수 커리어 말년을 미국에서 보낼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여름에 시작되는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MLS는 연초에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일단 토트넘에 잔류해 시즌의 절반 정도를 소화한 뒤 내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LAFC로 이적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외에도 손흥민의 은사가 있는 튀르키예의 명문 페네르바체 등이 손흥민의 행선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두 곳이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꼽히는 모양새다.
물론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하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손흥민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것이다.
손흥민도 챔피언스리그 출전 욕심이 있고,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단의 단점을 채우기 위해 베테랑 손흥민과의 동행을 이어가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이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손흥민은 일단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까지 동행한 뒤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SNS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