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한 경기 휴식을 취했다.
밥 멜빈 감독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엘리엇 라모스(좌익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도미닉 스미스(1루수)-케이스 슈미트(3루수)-다니엘 존슨(중견수)-타일러 피츠제럴드(2루수)-앤드류 키즈너(포수)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랜던 룹이 마운드에 올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보스턴은 재런 듀란(지명타자)-아브라함 토로(1루수)-로만 안소니(좌익수)-트레버 스토리(유격수)-윌리어 어브레유(우익수)-세단 라파엘라(중견수)-마르셀로 메이어(3루수)-코너 웡(포수)-데이비드 헤밀튼(2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브라이언 벨로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 부동의 주전 중견수로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이정후는 이날 벤치에서 게임을 지켜봤다. 9회까지 대타, 대수비로도 나서지 않았다. 이정후가 게임 자체를 결장한 건 지난 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13일 만이다. 이정후는 당시 허리 통증으로 쉬어갔다.
이정후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건 타격 부진의 여파로 보인다. 이정후는 6월 16경기에서 타율 0.172(58타수 10안타)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최근 3경기에서는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2025 시즌 초반 좋았던 기세를 잃은 상태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지난 4월 중순 한때 2025 시즌 타율이 0.361까지 고공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점차 페이스가 떨어진 가운데 현재는 0.255(282타수 72안타)까지 하락했다.
1998년생인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시절 한국 야구의 전설 아버지 이종범(현 KT 위즈 코치)의 아들로 더 유명세를 탔지만 프로 데뷔 이후 스스로가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이정후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2017 시즌 신인왕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KBO리그 통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을 기록했다. 2021~2022 시즌 2년 연속 타격왕, 2022 시즌 페넌트레이스 MVP 등을 손에 넣었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에도 없었던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의 역사를 썼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에게 KBO리그는 좁았다. 해외 진출 자격을 취득한 뒤 2023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65억원)라는 역대 아시아 타자 포스팅 최고 금액을 받고 화려하게 태평양을 건나갔다.
하지만 이정후는 2024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빅리그 투수들의 구위 적응에 예상보다 더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외야 수비 중 펜스에 충돌,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결국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641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와 함께 시즌 아웃됐다.
이정후는 2025 시즌 명예회복을 다짐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10월 귀국 후에는 외부 활동 없이 재활, 훈련에만 매진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에는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컨택, 선구안, 장타 모두 2024 시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역시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이정후는 높은 몸값과 샌프란시스코 팀 내 비중을 고려하면 반드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외야진 구성상 이정후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터진 라모스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3회말에는 2사 1루에서 데버스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랜던 룹도 힘을 냈다. 룹은 6회까지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보스턴 타선을 압도했다.
샌프란시스코 불펜진도 랜디 로드리게스와 타일러 로저스가 각각 7, 8회초 보스턴 공격을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봉쇄하고 홀드를 수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에 이어 휴식을 취했다. 사진 연합뉴스
끌려가던 보스턴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안소나의 2루타, 스토리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잡고 마지막까지 샌프란시스코를 괴롭혔다.
보스턴은 어브레유의 1타점 적시타, 1사 1·3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실책으로 1점을 만회했다. 3-2까지 점수 차를 좁히면서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마무리 카밀로 도발이 마지막 고비를 넘겨냈다. 1사 1·3루 동점 위기에서 메이어를 1루수 땅볼, 곤살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정후 대신 중견수로 출전한 다니엘 존슨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