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6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이 일단 임시 감독 체제로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중국 축구 전문 기자 마더싱은 16일 중국축구협회가 다가오는 7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중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감독으로 정쯔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기자는 "알다시피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체제에서 중국인 코치는 2명이었는데 정쯔와 천타오다. 그 중 정쯔가 감독으로 부임하면 가장 큰 호응을 받을 것이며 중심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쯔가 동아시안컵에 중국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기자는 "다만 정쯔가 팬들을 노려본 사건을 겪은 이후 평가가 평범했다. 일부 팬들은 아직 정쯔를 '축구 깡패'로 여기며 그가 대표팀 감독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논란을 피하려면 천타오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중국축구협회는 줄곧 정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반코비치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홈 경기에서 1-2로 패해 위기에 처했을 때, 협회는 정쯔를 소방수로 임명할 의도가 있었다"라면서 "그래서 정쯔가 임시 감독으로 부임한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기자는 "동아시안컵 명단은 젊은 선수들이 될 것이다. 왕다레이, 웨이스 하오처럼 서른이 넘은 베테랑은 정쯔에 의해 동아시안컵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다. 2003년생과 2005년생 위주의 선수단 구성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단 이반코비치 감독은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단 크로아티아로 돌아간 그의 거취는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반코비치가 이끈 중국 축구 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에서 최종 5위를 차지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은 승점 9(3승 7패)에 그쳤다. 4위 인도네시아(승점 12)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중국은 C조 5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여섯 대회 연속 진출 실패다.
48개국 체제로 확대 개편된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유력한 본선 진출 후보로 꼽혔지만, 인도네시아에게 밀리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아시아는 기존 4장에서 8장으로 늘어났지만, 중국의 자리는 없었다.
남은 두 장은 4차 예선에서 주어지는데 중국은 5위에 그쳐 3~4위까지 주어지는 4차 예선 출전권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중국은 충격적인 탈락을 경험하면서 중국 언론들은 이반코비치의 거취에 큰 의문을 가졌다.
최종전이 바레인전을 승리했던 이반코비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국가대표팀이 7월에 동아시안컵에 참가할 예정인데 월드컵 예선을 통해 많은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이런 친선 경기를 이용해 그들을 더 잘 단련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의 생각은 달랐다.
2023년 이반코비치와 계약 당시 협회가 월드컵 예선 단계별로 목표에 대해 협의했고 궁극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해 위약금 없이 경질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봤다.
여기에 중국 '소후닷컴'은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임시 감독으로 코치로 있는 정쯔, 친 타오 등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후보다. 결국 프로리그, 중국 슈퍼리그 감독 경험이 있는 두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시안컵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국 협회는 임시 감독 선임으로 이번 대회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9월부터는 새 감독을 선임하게 되는데 로베르토 만치니가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할 거란 보도도 나왔다.
임시 감독 후보로 거론된 정쯔는 광저우 헝다의 레전드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그는 선전과 산둥 루넝을 거쳐 찰턴 애틀레틱, 셀틱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0년 광저우 헝다로 이적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중국 슈퍼리그 우승 8회 등 엄청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광저우의 모기업 헝다 그룹이 부동산 대출 규제에 파산될 위기에 처했고 팀이 와해하는 와중에도 정쯔는 팀을 지켰다. 구단이 시민구단 체제로 바뀔 때도 정쯔는 팀에 남았다. 2020년에는 팀의 수석코치와 CEO를 맡으며 팀을 이끌었고 2021시즌 막판 임시 감독으로 팀을 지켰다.
2022년에는 당시 리샤오펑 감독 체제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었고 2022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다시 광저우의 선수 겸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후 당시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의 요청을 받아 중국 대표팀 코치로 다시 부임하면서 선수에서 은퇴했다.
나아가 정쯔는 중국 대표로 A매치 108경기를 뛰며 많은 시간을 대표팀에 헌신했다.
정쯔가 중국 대표팀을 맡는다면 오는 7월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서 중국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갖게 된다.
이어 만치니가 오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베이징 노동자체육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한국과의 홈 경기에서 공격수 위다바오의 헤더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 때 감독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던 명장 마르첼로 리피였다.
이번엔 리피에 이어 이탈리아 유로 2020 우승 사령탑 만치니와 손 잡을 태세다. 전초 단계로 정쯔를 임시사령탑으로 세우는 수순이라는 게 중국 언론의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