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민재의 차기 행선지가 유럽이 아닌 중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고, 김민재 또한 이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지키기 위해 김민재를 영입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적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독일 매체 푸스발트랜스퍼는 12일(한국시간) "김민재의 에이전트가 현재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알나스르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사우디 구단은 최근 며칠 동안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선수단과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김민재 역시 사우디 이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이적이 김민재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독일 매체 스폭스(SPOX) 역시 "김민재와 뮌헨의 작별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으며, 김민재가 놀라운 이적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가 의외의 구단을 자신의 희망 행선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 에이전트와 알나스르 사이에 논의가 진행 중이며 개인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적이 단순히 구단 간의 논의를 넘어 선수 측과도 구제척인 대화가 이뤄졌다는 걸 강조했다.
알나스르가 이토록 적극적으로 김민재 영입에 나선 배경에는 '슈퍼스타' 호날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2025시즌 또다시 무관에 그친 호날두가 구단에서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자, 알나스르가 호날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김민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 영입으로 선수단 강화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알나스르를 떠나 대회 참가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루머에 휘말렸다.
호날두가 직접 클럽월드컵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클럽월드컵 참가팀으로의 이적은 없던 일이 됐지만 아직까지 알나스르와 재계약도 맺지 않은 상태라 거취가 불분명하다.
지난 시즌 막판 수비 불안으로 고전했던 알나스르는 김민재의 합류가 수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를 영입해 호날두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골닷컴 독일판은 "알나스르는 호날두를 잔류시키기 위해 뮌헨 스타를 영입해 선수단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알나스르는 호날두를 지원하기 위해 김민재를 포함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뮌헨은 라이벌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요나단 타를 영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선수들을 방출할 기회를 얻었다. 김민재는 뮌헨에서 상당한 시간을 뛰었지만 사우디 이적 가능성에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알나스르는 무실점 경기를 하는 데 고전했고, 호날두는 김민재의 영입이 수비 공백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나스르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 구단들의 관심이 식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민재가 사우디 이적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매체 메르커는 "김민재는 유럽의 유명 구단보다 세계적인 스타를 만날 수 있는 중동에 끌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호날두를 포함해 아이메릭 라포르테, 사디오 마네 등과 함께 뛰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재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뮌헨 역시 김민재의 이적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2년 전 5000만 유로(약 783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지만, 지난 두 시즌간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시즌에는 혹사 논란 속에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번 시즌에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발목 낭종 문제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뮌헨은 최근 독일 국가대표 센터백 요나탄 타를 영입하며 김민재와의 결별을 준비했고,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김민재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등 다수 매체는 뮌헨이 영입 당시보다 훨씬 저렴한 3000만~3500만 유로(약 470억~548억 원) 정도면 기꺼이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적이 당장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민재가 콤파니 감독이 발표한 뮌헨의 FIFA 클럽월드컵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구단의 새로운 유니폼 모델로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폭스는 "이적이 그렇게 빨리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민재는 6월 15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뮌헨 소속으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선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이적시장에서 김민재 본인이 알나스르행을 원한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만큼, 클럽월드컵이 끝난 직후 이적이 공식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날두를 지키려는 알나스르의 의지가 강력하다면 김민재 영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