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근한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조동욱이 데뷔 첫 선발승 이후 395일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승리를 따냈다.
조동욱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39승 27패를 기록하며 같은 날 SSG 랜더스를 꺾은 LG 트윈스(39승 1무 26패)와의 격차를 0.5경기 차로 유지했다.
이날 한화는 이원석(중견수)-최인호(지명타자)-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태연(우익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황영묵(2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으로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과 맞붙었다.
조동욱은 1회 초 이유찬과 케이브를 범타로 유도한 뒤 양의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조동욱은 김재환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조동욱은 2회 초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안정감을 이어갔다. 3회 초엔 안타와 볼넷 허용으로 1사 1, 2루 위기가 찾아왔다. 조동욱은 케이브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조동욱은 4회 초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구째 속구를 통타당하며 좌월 장외 솔로포를 맞아 첫 실점했다. 이어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은 조동욱은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조동욱은 5회 초 2사 후 이유찬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케이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첫 승 요건을 채웠다.
한화는 2회 말 이원석의 신구장 개장 처음이자 데뷔 첫 만루 홈런으로 리드를 먼저 잡은 뒤 5회 말과 6회 말 채은성의 연타석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다. 8회 말 이도윤의 2타점 적시 3루타로 9-1 대승과 함께 조동욱의 시즌 첫 승을 완성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조동욱은 "오랜만에 선발 등판이라 설레기도 했고 걱정도 됐는데, 그래도 설레는 감정이 더 컸다"며 "경기 전에 계획했던 대로 잘 풀려서 기분이 좋고, 선발승까지 챙겨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다"고 웃었다.
가장 어려웠던 양의지와 대결에 대해 조동욱은 "양의지 선배님을 의식하고 피한 건 아니었는데, 볼넷과 홈런으로 연결돼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며 "그래도 몇 이닝을 던지겠다는 생각 없이 1이닝씩 불펜처럼 던지자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라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항상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12일 데뷔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뒀지만, 조동욱은 남은 2024시즌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조동욱은 "정말 프로는 힘든 곳이구나 느꼈다. 생각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고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져서 구위가 함께 무너졌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증량도 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아직 체력도 괜찮고 구속과 구위 모두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한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는 선발 등판이었던 만큼 책임감도 컸다. 조동욱은 "(류)현진 선배님께서 '너한테 완벽한 투구를 바라지 않는다. 1이닝씩 1이닝씩 던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그 말이 큰 힘이 됐고, 팀에 도움이 되는 피칭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장충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황준서와 시너지 효과 얘기도 꺼냈다. 조동욱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는데, (황)준서가 1군에 오면서 야구가 더 재밌어졌다. 함께 있으면 걱정도 줄고 장난도 많이 치는 좋은 친구"라고 고갤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조동욱은 "불펜이든 선발이든 언제든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선발 자리를 꼭 지키겠다는 다짐보다, 주어진 기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김근한 기자/한화 이글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