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고별식은 눈물 바다로 뒤덮였다. 상대 선수들도 경기 중 교체 아웃되는 모드리치를 위해 도열 후 박수를 보내는 감동적인 장면도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서 킬리안 음바페가 전후반 38분에 한 골씩 넣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미 왕좌를 라이벌 바르셀로나에게 내준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84(26승6무6패), 2위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는 13년 동안 뛴 모드리치의 고별전이기도 했다. 앞서 경기가 열리기 전 레알 마드리드는 모드리치와의 결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주장 루카 모드리치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끝난 뒤 우리 팀 선수로서 잊지 못할 시즌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모드리치의 퇴단을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우리 클럽과 세계 축구의 가장 위대한 레전드 중 한 명인 모드리치에게 감사와 깊은 애정을 표하고 싶어한다"라며 모드리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모드리치는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레알에서 뛴 13시즌 동안 무려 28개의 타이틀을 따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회, UEFA 슈퍼컵 5회, 라리가 4회, 코파 델 레이 2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5회 우승을 달성했다.
2018년에는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으며 그 해 크로아티아를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어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양분됐던 '메날두 시대'를 끝내고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985년생으로 불혹이 된 모드리치는 이번 시즌에도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소시에다드전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모드리치가 후반 42분 교체 아웃될 때는 특별한 장면도 나왔다. 경기가 진행 중이었던 상황이었음에도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전부 일렬로 서서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드리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것이다.
팬들도 모드리치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모드리치가 빠져나가자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역에서 은퇴했던 옛 동료 토니 크로스가 나타나 뜨거운 포옹을 나눠 감동을 자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모드리치를 번쩍 들어 헹가래를 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관중들은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나기 5분을 남기고 모드리치가 교체되자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모든 관중들이 일어섰다. 눈에 띄게 감정이 북받친 모드리치는 눈물을 흘리며 소시에다드 선수들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일렬로 선 사이를 걸어갔다"면서 "그 끝에는 깜짝 손님이자 뗄 수 없는 파트너였던 크로스가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었다. 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 포옹이었고, 시대의 종말을 상징했다"고 조명했다.
이어 "희생과 헌신, 영광으로 가득 찬 모드리치의 경력 끝에서 아내와 아이들도 참석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기 후 전광판을 통해 고별 영상이 흘러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모드리치는 "끝났다고 울지 말자. 일어섰으니 다시 웃자"라며 "절대 오지 않을 순간이 왔다. 길지만 멋진 여정이었다. 구단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감사드린다. 모든 감독, 코칭 스태프, 팀 동료, 날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승리를 거뒀고, 멋진 순간들을 보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하다. 내게 가장 큰 트로피는 팬 여러분과 여러분이 보내준 사랑과 애정이다"라고 손을 흔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