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컵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트레블(시즌 3관왕)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하지만 이강인은 또 결장하면서 함께 웃지 못했다.
PSG는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스타드 랭스와의 2024-2025시즌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서 3-0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반전에만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멀티골, 아슈라프 하키미의 득점포가 연달아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PSG는 후반에는 교체 자원들을 활용하며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이강인에게는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1분도 뛰지 못하고 벤치에서 팀의 우승을 바라만 봤다.
PSG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골문을 지켰고,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키뉴스,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는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출전해 호흡을 맞췄다.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스리톱을 구성해 득점을 노렸다.
랭스는 5-4-1 전혛으로 맞섰다. 에반 디우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세르히오 아키에메, 모리 그반, 세드릭 키프레, 조셈 오쿠무, 세키네 히로키가 수비를 구성했다. 나카무라 게이토, 아마두 코네, 발렌틴 아탕가나, 이토 준야가 중원을 이뤘다. 최전방은 조르당 시바체우가 맡았다.
먼저 포문을 연 건 랭스였다. 전반 5분 코네가 먼 거리에서 기습적인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공은 사포노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전반 8분 하키미가 내준 패스를 뎀벨레가 잡아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쿠무가 몸으로 막아냈다.
PSG가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13분 두에가 박스 안 터닝 슈팅으로 득점을 노려봤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계속 몰아붙이던 PSG가 빠르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7분 두에의 완벽한 침투패스가 랭스 수비라인을 무너뜨렸고, 바르콜라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1-0을 만들었다.
바르콜라는 2분 만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PSG에 두 골 차 리드를 안겼다. 전반 19분 후방에서 넘겨준 패스를 두에가 중앙으로 내줬고, 바르콜라가 가볍게 밀어넣어 2-0이 됐다.
순식간에 두 골 앞서가기 시작한 PSG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 32분 뎀벨레의 박스 안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하키미의 크로스를 받은 바르콜라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0분 뎀벨레가 다시 득점을 노려봤지만 이번에도 슈팅이 빗나갔다.
쐐기를 박은 건 라이트백 하키미였다. 전반 43분 바르콜라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침투하던 하키미가 슈팅했다. 공은 골키퍼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 골망을 갈랐고, 3-0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랭스는 3명을 교체하며 변화를 크게 가져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PSG가 계속해서 공격했다. 후반 14분 바르콜라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19분에는 뎀벨레가 박스 안에서 떄린 슈팅이 골키퍼와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도 따랐다.
이후 PSG는 선수를 여럿 교체하며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끝까지 이강인에게는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고, 더 이상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PSG의 3-0 승리로 경기 종료됐다.
이번 우승으로 PSG는 쿠프 드 프랑스 2연패를 이뤄냈다. 이미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PSG는 동시에 더블(시즌 2관왕)도 달성했다. 남은 건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챔피언스리그까지 따낸다면 구단은 물론 프랑스 축구 역대 최초로 트레블에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이강인은 웃을 수 없었다. 시즌 후반기 들어 급격히 출전 시간이 줄어든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만 달궜다. 총 5명이 교체로 투입됐지만 거기에 이강인이 낄 자리는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벤치에만 머무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아 보인다.
경기 후 우승 세리머니에서도 이강인은 주전 선수들과 달리 조끼와 팀 재킷을 입고 기뻐하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강인은 세리머니 도중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뤼카 에르난데스와 함께 태극기를 들기도 했다. 최근 국가대표 선배 손흥민이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후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했고, 이강인도 뒤따라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PSG는 리그, 쿠프 드 프랑스를 차례로 제패하고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을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이강인은 그 여정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 PSG가 트레블을 달성하더라도 이강인 입장에서는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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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