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대항전 진출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다시 한번 대규모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3일(한국시간) "맨유는 훈련장의 일부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맨유는 캐링턴 훈련장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작년에 짐 랫클리프 경이 클럽을 인수한 이후 두 번째 정리해고를 실시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럽 내부자에 따르면, 직원 2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실제 절차가 몇 주 동안 진행 중이다"라며 "대부분의 직원은 클럽에 남을지 여부를 이미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1군과 관련된 일부 직원들이 금요일까지 자신들의 운명을 통보받지 못했으며,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했다고 전했다"라며 "스포츠 과학, 의료 및 스카우팅 부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2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제 게임은 끝났고, 피해 지역 직원들에게 상황이 전달되고 있다"라며 "해당 직원들은 앞서 입장이 추후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즉, 특정 부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경우, 해당 직원에게 맨유에 남아야 할지 말지 여부를 통보한다는 의미이다"라고 밝혔다.
영국의 억망장자 짐 랫클리프가 회장으로 있는 이네오스(INEOS) 그룹은 지난해 2월 맨유 지분 27.7%를 인수하면서 구단 운영권을 얻어내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로 등극했다.
새 구단주가 부임한지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최근 맨유의 재정 상황이 공개됐는데, 랫클리프가 재정 효율화를 위해 온갖 조치를 취했음에도 여전히 클럽의 부채가 막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BBC도 "최근의 대량 해고는 암울한 재정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라며 "맨유는 지난 5년간 3억 7000만 파운드(약 6842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재정 효율화를 위해 맨유는 지난해 7월 1150명의 직원 중 250명을 정리해고했다. BBC에 따르면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해 구단은 800~1000만 파운드(약 148~185억원)를 절약했다.
20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했음에도 맨유는 또다시 대규모 인원 감축에 돌입했다.
맨유는 이미 지난 2월 두 번째 정리해고를 예고한 바 있다. 클럽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클럽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추가 조치의 일환으로 기업 구조를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맨유는 "이 변혁 계획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클럽을 수익성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이를 통해 클럽이 남성 및 여성 축구의 성공과 개선된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보다 견고한 재정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조치의 일환으로 클럽은 직원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약 150~200개의 일자리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작년에 해고된 직원 250명에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유가 또다시 칼을 빼든 이유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실패가 큰 영향을 미쳤다.
맨유는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0-1로 패했다.
UEFA 유로파리그 챔피언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참가하기만 해도 막대한 상금이 주어지기에 맨유는 유로파리그 우승에 모든 걸 걸었다.
그러나 토트넘에 패하면서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16위 맨유는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하게 됐고, 이로 인해 클럽 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다.
BBC는 "토트넘전 패배로 맨유는 1990년 이후 두 번째로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고, 클럽의 재정에 1억 파운드(약 1849억원)의 손실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한편 랫클리프는 맨유의 재정을 위해 직원을 대거 해고할 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들에게 주어졌던 각종 혜택들을 회수했다.
랫클리프는 임원들의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운전기사 고용 금지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또 이전까지 FA컵 결승전에 진출하면 구단은 맨유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경기가 열리는 런던까지 갈 수 있는 왕복 교통편과 가족이나 친구들 데려갈 수 있는 티켓까지 제공했지만,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에선 직원들에게만 티켓이 주어졌다.
더불어 맨유의 상징적인 인물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앰버서더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을 해지한 사유가 다름 아닌 퍼거슨 감독에게 줘야 하는 앰버서더 연봉 216만 파운드(약 40억원)를 절약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