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한현희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현희는 1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3개로, 구종별로는 슬라이더(41개)가 가장 많았다. 직구(36개), 체인지업(4개), 투심(2개)이 그 뒤를 이었으며, 직구 최고구속은 146km/h를 나타냈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14일 선발로 박진을 내보내야 할지, 아니면 한현희를 기용해야 할지 고민했다. 사령탑의 최종 선택은 한현희였다.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한)현희가 KIA전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현희에게 우선권을 줬다. 오늘(14일) 던지는 걸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27일 사직 NC 다이노스전 이후 229일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한현희는 경기 초반 위기를 자초했다. 1회말 박찬호의 유격수 직선타 이후 오선우를 2루타로 내보냈다. 김도영의 1루수 뜬공 이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상황은 2사 1·2루가 됐다. 그러나 한현희는 후속타자 한준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말에는 한현희의 직구가 위력을 발휘했다. 한현희는 이우성, 홍종표, 박재현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결정구 직구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한현희는 3회말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박정우의 사구, 박찬호의 중견수 뜬공, 오선우의 안타로 1사 1·2루에 몰렸지만, 가장 까다로운 타자인 김도영에게 병살타를 끌어냈다.
타자들이 4회초에만 2득점하면서 한현희에게 힘을 실어준 가운데, 한현희는 4회말 최형우의 안타, 한준수의 좌익수 뜬공, 이우성의 삼진, 홍종표의 안타로 또 한 번 위기와 마주했다. 하지만 박재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현희는 5회말 박정우의 2루수 땅볼, 박찬호의 내야안타 이후 1사 1루에서 좌완 정현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정현수(1⅔이닝), 송재영(⅓이닝), 박진(⅓이닝), 정철원(1⅓이닝), 김원중(1이닝)도 무실점 릴레이를 펼치면서 롯데는 KIA를 4-0으로 제압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한현희가 4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잘 던져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한현희는 "상대전적은 의식하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갔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포수 (유)강남이 형의 리드 덕분이다. 경기 초반부터 좋았던 구종인 슬라이더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강남이 형이 경기 운영을 도와줬다. 슬라이더를 활용하는 데 무게를 뒀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현희는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2025시즌을 맞이했다. 7경기 모두 선발투수로 나와 30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90으로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1군에 올라왔고, 10일 수원 KT 위즈전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마크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은 만큼 당분간 계속 기회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최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발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터커 데이비슨과 박세웅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인 알렉 감보아는 16일 입국 이후 필요한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한현희를 비롯해 국내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한현희는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더블헤더와 부상 등으로 선발투수의 자리를 채우는 게 중요한 시점이었다. 팀이 필요한 시점에 맡은 역할을 다하고 싶었고, 다음 경기에서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코치님과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팀의 좋은 분위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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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