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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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부자지간…정승환, 유희열과 10년 "걸음마 떼는 걸 지켜보듯 키워"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5.05.13 07:00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가수 정승환이 군복을 벗고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정승환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안테나 사옥에서 진행된 디지털 싱글 '봄에'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전역 후 가수로의 첫 공식 행보인 만큼 유독 긴장이 많이 된다. 이제 다시 가수로 돌아온 느낌도 든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봄에'는 정승환이 입대 전 발표한 '에필로그 (EPILOGUE)'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보로, 만물이 피어나는 것처럼 감정이 움트기 시작하는 봄의 모습을 닮은 두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정승환의 제대 후 첫 컴백이라는 점에서 더욱이 관심이 크다. 정승환은 지난 2023년 7월 입대해 육군 군악대에서 1년 6개월간 성실하게 복무한 뒤 지난 1월 제대했다. 

타이틀곡 '하루만 더'는 애써보고 다짐해도 결국 다시 상대를 바라보게 되는 애틋한 마음을 그린 곡으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데뷔 초창기 정승환의 정서로 풀어낸 스탠다드 발라드곡이다. 



정승환은 "이번 곡들은 전역 후에 작업을 했던 곡들이다. '하루만 더'는 저희 회사에 프로듀서로 함께 하고 있는 서동환 작곡가와 함께 했다. 저와 오래된 친구라서 휴가 나와서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격적으로 1~2월 초부터 작업을 시작했다"며 "그 친구 작업실에서 가사 없는 후렴 멜로디를 먼저 들었는데 이걸 잘 살리면 좋겠다 싶더라. 매일 붙어서 작업했다"고 이야기했다. 

"보내고 붙잡고 혼자 무너지는 날 넌 모르겠지만 / 사랑한다 사랑한다" 등 정승환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진솔한 가사는 정승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만나 리스너의 마음에 고스란히 와닿게 한다. 

정승환은 "이번에는 짝사랑에 관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곡 작업을 먼저 해놓고 가사를 쓰려고 다양한 것들을 봤다. 제가 '초속 5cm'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는데 두 번째 에피소드에 어떤 한 소녀가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왠지 모르게 인상적으로 느껴서 오래전부터 그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루만 더'를 통해 숙제를 해낸 기분이다. 그 영화가 가사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영감을 줬다"고 전했다. 

수록곡 '벚꽃이 내리는 봄길 위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 멜로디와 적재적소에 포진된 산뜻한 사운드의 조화가 봄의 정취를 물씬 나아내는 곡이다. 이 곡에 대해 정승환은 "신곡 발매를 앞두고 다양한 작곡가분들께 곡을 주십사 요청했던 곡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미 멜로디랑 가사는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고 서동환 작곡가가 편곡을 새롭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은 지난 2014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4에 출연해 유희열을 비롯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 양현석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후 안테나에 둥지를 튼 정승환은 유희열과 어느덧 10년째 인연을 이어오게 됐다. 

정승환은 "대표님을 처음 뵌 건 'K팝 스타' 때다. 그땐 심사위원, 참가자 관계였고 대표와 아티스트 관계가 된 건 20살부터다. 올해로 10년이 된 것"이라며 "(예전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하는 상태였는데 (유희열 대표가 저를) 어린아이가 걸음마 떼는 걸 지켜보듯이 키우셨다. 대표님께 의지를 많이 했다. 대표님께서도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가르쳐주셨다"고 했다. 

그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는데 10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면서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도 알게 되고 제 세계가 나름대로 넓어지면서 네 발 자전거에서 두발자전거를 옮겨 타는 기분"이라며 "지금은 (유희열 대표가) 두발자전거를 타게 된 제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손 흔들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애틋한 심경을 내비쳤다.  

10년이라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가수 그리고 인간 정승환을 다듬어 준 유희열이다. "배운 게 너무나도 많다"는 정승환은 "편협된 생각이랄까, 음악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전했다.



정승환은 유희열이 자신에게 노래도 가르쳐 주려고 한다면서 웃은 뒤 "그건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러면서 "제 고집만 앞세우는 행동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았다. 어린 나이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게끔 도와주셨다. 정말 큰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잘 키운 아들을 장가보내듯 이제 유희열은 정승환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고.

정승환은 "원래는 좀 진두지휘를 하셨다. 최근에 팬콘서트를 준비하면서 합주할 때도 스윽 보시더니 '알아서 잘하겠다'라면서 가시더라. 이제 조금 믿어주시는 건가 싶어서 솔직히 심적으론 부담을 느꼈다. 이것저것 말씀해 주시면 핑계라도 댈 수 있는데 이젠 오롯이 제 몫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희열의 정승환을 향한 '신뢰'는 정확했다.

그는 "제가 기대하고 바랐던 만큼은 못 미치는 것 같지만 일단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는 순간이 있었다"며 "예전에는 작사·작곡·편곡적인 부분에 있어 필요 이상으로 관여했다면 지금은 제가 원하는 방향성만 플레이어에게 말씀드리고 전 노래에 집중하고 있다. 저의 것에 온전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녹음시간 단축'은 10년차 가수 정승환에게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

정승환은 "입대 전보다 햇수로 녹음을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만 더' 같은 경우에는 8시간 이상, 12시간도 했다. 하루에 1~2번하고 끝낸 게 아니라 4~5번은 녹음했다. 마음 같아선 2~3시간 안에 끝내고 싶은데 이뤄질 수 없는 꿈처럼 느껴진다. 더 욕심을 내자면 원테이크로 끝내고 싶은데 이건 제 성격상, 역량상 불가능하다"며 "물론 저도 힘들지만 같이 작업하는 분들이 힘들지 않나. 오래한다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다. 어떤 때는 금세 끝난 가이드 작업들이 좋게 들리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적으론 녹음을 빨리 끝내는 일이 성장의 척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공식적인 음악 활동을 앞둔 정승환은 "독기가 올랐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정승환이 돌아왔다는 걸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아직 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공연이나 콘텐츠, 방송 등 기회만 닿는다면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한다. 모쪼록 많은 곳에서 음악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안테나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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