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의 공식 세리머니 현장에서 김민재가 팀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김민재는 이번 시즌 내내 후방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유럽 5대 리그 중 두 리그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되는 쾌거를 이뤘다.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2-0으로 꺾었다.
이미 전 라운드에서 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한 뮌헨은 이번 경기에서도 해리 케인의 선제골과 마이클 올리세의 추가골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홈팬들과 함께 공식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부상으로 남은 시즌 경기에 결장할 예정인 김민재는 이날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함께 나서 트로피 세리머니에 합류했다.
시상식은 분데스리가 트로피인 '마이스터샬레' 수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선수들이 차례로 시상대에 올랐고, 가장 마지막에 위로 올라간 것은 이번 시즌 은퇴를 앞둔 토마스 뮐러였다.
전통대로라면,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가 트로피를 들러올려야 했지만 그는 트로피를 전달받아 뮐러에게 넘겼다. 2008년부터 1군에서 활약해온 클럽의 상징이자 아이콘인 뮐러는 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트로피를 머리 위로 치켜들었고, 금빛 폭죽이 터지며 알리안츠 아레나를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다.
김민재는 팀 동료들의 권유로 팀에서 여섯 번째로 우승 트로피인 '마이스터샬레'를 들어 올렸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뮐러 등이 그를 앞으로 부르며 트로피 중심부로 손짓했다.
다소 수줍은 표정이었던 김민재는 처음엔 손사래를 쳤지만, 팀 동료들의 재촉에 결국 앞으로 나왔다. 뮐러가 그의 어깨를 감싸며 트로피를 가리켰고, 곧이어 김민재는 마이스터샬레를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
이는 단순한 우승 축하를 넘어서, 동료 선수들이 김민재의 헌신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중반부터 아킬레스건염, 감기 증세, 허리 통증 등으로 여러 차례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27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누적 출전 시간은 필드 플레이어 중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을 정도로 높은 강도로 시즌을 소화했으며,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김민재를 혹사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출전만 한 것이 아니라, 동료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 속에서도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왔다는 점에서 뮌헨의 리그 정상 복귀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처럼 공헌도가 높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우승 확정 직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축하 영상 대표 이미지(썸네일)에 김민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주축 수비수이자 시즌 내내 헌신한 김민재가 해당 포스터에서 제외된 점은 일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되며 큰 반향을 불렀다. 이에 뮌헨 구단은 해당 이미지를 교체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민재를 주제로 한 별도 게시물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게시물에는 "이번 시즌의 헌신에 감사하며,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함께 담겼고, 한국 전통 궁궐을 배경으로 김민재가 트로피를 든 포스터가 함께 게재됐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식 우승 세리머니에서 김민재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뮌헨 구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세리머니 영상 속 김민재는 팀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환한 미소로 기쁨을 나눴다.
영상 전반부에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그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에도 일본 대표팀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도 포착되며,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함께 이룬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상징성도 더해졌다.
김민재에게 이번 분데스리가 우승은 유럽 무대에서의 연속된 성공을 의미한다.
그는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팀을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후 2023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2시즌 만에 다시 유럽 정상급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김민재는 유럽 5대 리그 중 두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그는 전북현대 시절 K리그1 우승(2017, 2018)을 포함해 커리어 통산 네 번째 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K 리그부터 중국 베이징 궈안,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나폴리, 독일 뮌헨까지 이어지는 커리어 여정 속에서 그는 점점 더 높은 무대에 도달하고 있으며, 어느 리그에서나 팀의 핵심 수비수로 인정받는 일관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아킬레스건염으로 스쿼드에 빠져있는 김민재는 현재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남은 시즌 일정에서 제외시키고, 오는 여름 열릴 FIFA 클럽 월드컵부터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이제 한국 축구 역사상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등 전설적인 유럽파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더 나아가, 그의 팀 커리어와 기여도, 유럽 무대에서의 실질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부상을 딛고 여름 클럽 월드컵 무대를 향해 재정비에 들어간 김민재.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