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키움 송성문이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영웅군단 '캡틴' 송성문이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키움 히어로즈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라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에게 처음으로 홈런을 뽑아낸 한국 타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송성문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5차전에 1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키움 타선과 마주한 한화의 선발투수는 폰세였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뽐내는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폰세의 성적은 8경기 53이닝 6승 평균자책점 1.70이었다.
키움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워낙 상대 팀 선발투수가 강력한 만큼 점수를 낼 상황을 만들어서 한 점씩 내다 보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런 계획을 갖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키움 송성문이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송성문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폰세의 3구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결과는 우전 안타. 다만 후속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볼넷 이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키움은 득점 없이 1회말을 마감했다.
송성문은 3회말 좌익수 뜬공에 그쳐 출루에 실패했지만,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팀이 0-5로 끌려가던 5회말 2사에서 폰세의 초구 직구를 지켜본 뒤 볼카운트 1볼에서 2구 직구를 통타,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송성문의 시즌 8호 홈런이다. 비거리는 125m로 측정됐다. 올 시즌 국내 타자가 폰세를 상대로 홈런을 친 건 송성문이 처음이다.
송성문은 이 홈런으로 7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 9일 한화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송성문의 3경기 연속 홈런은 이번이 2번째(종전 지난해 7월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17일 고척 KT 위즈전, 3경기 연속 홈런)다.
송성문은 네 번째 타석에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8회말 1사에서 한화 두 번째 투수 박상원의 2구 직구를 밀어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송성문의 활약에도 팀은 1-9로 완패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에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한 선수 중에서 안타를 만든 선수는 송성문과 김재현(2타수 1안타) 단 두 명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송성문만 폰세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고, 다른 선수들은 경기 중반까지 폰세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2회말 1사 2루 키움 송성문이 변성권의 1타점 2루타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송성문은 2024시즌 142경기 527타수 179안타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출루율 0.409 장타율 0.518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그만큼 송성문을 향한 팬들의 기대감이 한껏 올라갔다.
송성문은 올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3월 32타수 9안타 타율 0.281 1홈런 5타점, 4월 90타수 18안타 타율 0.200 4홈런 12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이달 들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송성문의 5월 성적은 33타수 13안타 타율 0.394 3홈런 7타점.
최근 송성문에 관한 질문을 받은 홍 감독은 "매번 얘기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혔다. 수치상으로는 2할 초반대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중요할 때 타점도 올리고, 본인의 역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장에 대한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홍 감독은 "팀도 어려운데, 지금 주장까지 맡고 있으니까 본인도 많이 힘들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팀 입장에서도 생각하면 본인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송성문을 격려했다.
키움으로선 송성문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건 고무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송성문 홀로 시즌 내내 타선을 이끌 수는 없다. 동료들이 송성문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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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