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환 기자) 7경기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김기동 감독이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자신, '김기동'이었다.
정확히는 높은 자존감이었다. 지난 2019년부터 감독 커리어를 밟고 있는 김 감독은 자신이 그동안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며 이번 시즌에도 결국에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은 서울은 승점 15점을 찍으며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최근 연속 무승 경기의 숫자도 7경기(4무3패)로 늘렸다.
이날 서울은 20개가 넘는 슈팅을 쏘고도 대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대전 수문장 이창근의 선방과 몸을 던지는 선수들의 수비도 있었지만, 또다시 해결사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상대팀인 대전이 경기 내내 슈팅을 단 한 개, 그것도 경기 막바지에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서울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울 법한 경기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골이 안 들어가서 답답하다. 항상 경기를 주도하고, 홈처럼 경기를 했다. 찬스를 많이 만들었지만 득점이 안 나와서 많이 답답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마 선수들이 더 답답하지 않을까. 우리가 하는 축구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해줘서 고맙다. 골만 들어가면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끝나고도 수호신분들이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고 응원하는 걸 보고 죄송한 마음과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소감을 전한 뒤 곧바로 사전 인터뷰에서 둑스를 언급했던 내용을 재차 꺼냈다. 둑스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나, 돌아보니 선수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사과를 전하려는 것이었다.
"사실 아까 사전 기자회견이 끝난 뒤 말을 잘못 했다는 부분이 있었다고 느꼈다"고 입을 연 김 감독은 "둑스 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했었다. 나중에 둑스가 알게 되면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둑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빨리 몸을 올리려는 의지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둑스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서울은 이번 경기로 7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이어갔다. 아쉬운 상황이지만 김기동 감독은 연이은 무승 속에서도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경기를 잘 만들어가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찬스에서 골을 넣는 건 선수의 능력이다. 모든 팀들이 훈련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안 들어가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방법을 다른 데서 찾을 수는 없다. 답은 훈련장과 경기장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금 확보하는 승점들이 나중에 소중한 승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자신한다. 마지막에는 우리가 지금 위치가 아닌 더 높은 위치로 갈 것이라고 자신한다. 1점이 쌓여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1점도 소중한 승점이라고 했다.
꾸준히 자신감을 드러내는 점을 두고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이 있다. 자존감이 높다. 내가 갖고 있는 축구가 틀리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2019년부터 감독을 했지만 성적을 내지 못했던 적은 없다"면서 "작년에는 초반에 어려워서 많은 분들이 걱정했지만 결국 4위라는 성적을 냈다. 올해에도 마지막에는 좋은 위치에 있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이유로 꼽았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정한민이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잡았는지 묻자 "(조)영욱이가 있고, 둑스가 돌아온다면 힘이 될 것이다. (정)한민이가 동계 훈련을 하지 않았고, 집안 일이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근래 연습경기를 통해 올라와서 기용하게 됐다"며 "힘이 있는 선수고, 버텨줄 수 있는 선수다. 예전과는 다르게 박스 안에서 선수들에게 패스를 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좋은 옵션이 될 거다. 둑스, 영욱이, 한민이 로테이션이 잘 돌아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주중 열리는 대전코레일과의 코리아컵 계획에 대해서는 "사실 어렵다. 로테이션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갈 수는 없다. 중간중간 로테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돌아가서 체력적인 부분, 부상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원하는 선수는 뛰게 할 거고, 휴식을 원하는 선수는 쉬게 할 것이다. 잘 조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