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기뻐할 틈도 없이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영국 언론의 비판에 강하게 반응하며 기자들과 언쟁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노르웨이 보되/글림트와의 유로파리그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도미니크 솔란케와 페드로 포로의 득점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고 1~2차전 합계 5-1로 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상대로 유로파리그 우승을 놓고 맞붙게 된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6위에 머무르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당 성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리그 성적과 유럽 대회는 별개의 문제"라며, 팀의 현재 위치에도 불구하고 결승 진출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결승 진출이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왜 매번 프리미어리그 3위권 안에 드는 팀들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언론의 조롱 섞인 반응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즉 토트넘의 결승 진출은 많은 사람들애게 불편한 소식일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실제로 우승할 수 있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런 성과를 낼 자격이 없다거나, 올 시즌 리그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결승행이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깎아내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맨유와 함께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다. 리그에서 누가 고전 중인지, 누가 성적이 좋은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자신들의 자격을 주장했다.
다가오는 결승전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여섯 번째 유럽대항전 결승이다. 마지막 결승은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였으며, 마지막 유럽 대회 우승은 1984년 당시 UEFA컵(현 유로파리그의 전신)에서의 우승으로 41년 전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이 결승 진출은 이 구단이 지난 15~20년간 겪어온 시간, 그리고 팬들이 감내해온 시간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팬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이번 시즌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는 영국 '텔레그라프'의 한 기자와 기자회견장에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자가 "맨유의 후벵 아모림 감독은 지신들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시즌 전체가 구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토트넘에게는 다른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하자, 포스테코글루는 "나는 맨유가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 없다. 왜 그게 나와 상관이 있는가? 그런 건 맨유 감독에게 물어봐야지, 나에게 묻지 마라"고 강하게 반응했다.
이어 "당신이 이 클럽을 나보다 더 오래 지켜봤을 테니 잘 알 것이다. 트로피 하나가 이 클럽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에 대해서"라며 질문을 되받아쳤고, 기자가 "엄청나다"고 답하자 "바로 그거다. 당신의 질문 자체에 답이 있다"고도 했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맨유처럼 많은 우승 경험이 있었다면 나도 다른 시각을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결승은 우리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토트넘 부임 당시 "나는 2번째 시즌에 항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자신의 감독 경력에 대한 발언으로 조롱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한 경기만 남겨둔 상태에서, 그 말이 단순한 허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기회를 앞두고 있다.
그는 "그 말 때문에 조롱도 당했지만, 난 여전히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도 그 말을 믿는다. 팬들도 믿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해내는 것뿐이다"고 말하며 결승전을 향한 포부 역시 드러냈다.
결승 상대는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진 중인 맨유다. 리그에서 나란히 15위, 16위를 기록하고 있는 두 팀은 해당 대회 우승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함께 시즌을 다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사실상 두 팀의 모든 것을 건 결승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