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정현 기자) 2018년 이후 7년 만에 울산에서 열린 어린이날 동해안 더비 주인공은 조현우였다.
극적인 페널티킥 선방을 선보인 조현우는 약속된 루틴이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HD는 지난 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2라운드 '동해안 더비' 맞대결에서 조현우의 극장 페널티킥 선방으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현우는 이날 골키퍼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았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47분 루빅손이 본인 진영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조현우는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막중한 임무를 맡은 그는 빠르게 조준호 골키퍼 코치에게 달려가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돌아온 그는 물을 마시면서 시간을 끌었다. 포항 원정석에서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적중했다. 상대 키커인 주닝요가 찬 공을 조현우가 정확히 방향을 읽으면서 막아냈다. 승부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은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승점 1점을 지켜냈다. 적장 박태하 감독도 경기 후 조현우에게 다가가 이야기할 만큼 대단한 선방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현우는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약속된 대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코치님이 영상을 보내주시는데 나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저희가 만나서 한 번 더 이야기하는 걸로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에 (벤치로) 갔었다. 그다음 조준호 코치님이 정확히 어디인지 한 번 더 알려주셨고 나도 신뢰가 있기 때문에 믿고 떴다. 아마 먹혔어도(실점했어도) 나는 거기로 떴을 것"이라고 전했다.
극적인 선방으로 어린이날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난 조현우는 "사실은 내가 시간을 좀 많이 끌었어요. 그 선수한테는 미안하지만, 많이 끌었는데 상상을 많이 했다"면서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는데 내가 여기서 나가서 '다들 기분 좋게 집으로 이제 다들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했고 그래도 좋은 선방이 나와서 팬분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우의 선방과는 별개로 울산은 최근까지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현우는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오늘은 또 저번 경기와 다르게 속도가 덜 나왔던 것 같다"며 "많이 지쳐 보였고 좀 답답한 그런 경기력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희 선수들은 감독님을 믿고 잘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 경기는 저희가 좀 좋은 탄력을 받아서 계속 나갈 수 있도록 나도 책임감 있게 준비 잘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적장인 박태하 감독도 조현우를 칭찬할 만큼 놀라운 PK 선방이었다. 조현우는 "박태하 감독님 내가 존경하는데, 좋은 말씀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조현우는 "K리그 골키퍼들 다 대단한 것 같다. 멋있고 좋은 선방과 좋은 능력들을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좋은 골키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나은 울산을 기대하기 위해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할지 묻자, 조현우는 "지금 1위랑 점수 차이가 난다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며 "몇 경기 차이 안 나겠지만 나는 울산이라면 더 위에 있어야 되는 그런 팀인데 아쉽지만 그래도 저희 선수들은 좋은 능력들을 가졌다. 멘탈이 굉장히 강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카바 선수도 여름에 몸이 상당히 많이 잘 올라온다는 그런 기대감을 저희한테 줬고 선수들한테도 기대가 많이 되고 많이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저희가 당당하게 계속 연습을 해서 좋은 경기 하겠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