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할 경우, 구단의 미래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과 유럽대항전 탈락 위기가 맞물리면서, 올여름 구단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 실패로 끝날 경우,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은 물론, 주요 선수들의 이탈, 나아가 팀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33경기 18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16위에 머무르고 있다.
강등권과 불과 승점 차이 몇 점에 불과한 성적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최하위권 수준이며, 이는 유럽대항전 진출권 경쟁은커녕 다음 시즌 강등 위기까지 거론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트넘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희망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다. 우승하면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만큼,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토트넘 전문 소식지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현재 모든 희망을 유로파리그에 걸고 있으며, 이 대회에서 실패할 경우 다수의 핵심 선수를 잃는 것은 물론, 감독 경질과 재정 문제까지 겹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현재 팀의 주축 미드필더 중 한 명인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첫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대대적인 선수단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 토트넘 수문장이자 해설가인 폴 로빈슨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는 곧 주요 선수들의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리그 성적을 보면 16위 혹은 17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선수단, 감독, 구단의 재정 상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재 FFP(재정적 페어플레이)와 PSR(프리미어리그 내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에 따라 토트넘은 수입이 줄어들 경우 선수단 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차기 시즌 대규모 정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이 토트넘에서의 두 번째 시즌으로, 이전까지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 시즌마다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그의 경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복수의 현지 유력 매체는 지난 23일 토트넘이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더라도, 포스테코글루가 다음 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최근 영국 '토크스포츠'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전 축구 선수 대니 머피는 "포스테코글루가 트로피를 들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잔류 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미 선수단 내 신뢰를 잃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토트넘은 젊고 유망한 자원이 풍부하고, 훌륭한 인프라와 재정력도 있다. 문제는 감독이 아니다. 시스템과 리더십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트로이 디니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전면적인 선수단 정비 없이는 재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디니는 "부상 속출 속에서도 브레넌 존슨 등 젊은 자원이 가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히샬리송 등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현재 토트넘은 지역 라이벌 첼시처럼 혼란스러운 리빌딩 중이며, 팀 내에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베테랑 리더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디니는 토트넘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매번 패배할 때마다 감독 경질설이 반복되며, 이 팀은 정체성이 무엇인지조차 불분명하다"며 "실력보다는 정신적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선수가 없다. 토트넘엔 그런 '심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현재 토트넘은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조직 전체의 체질 개선이 요구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할 경우, 토트넘은 올여름 감독 교체를 시작으로 손흥민을 포함한 주요 전력 유출, 나아가 구단 철학과 방향성 전면 재정립이라는 대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이제 4강에서 돌풍의 팀 노르웨이 보되/글림트와 맞붙게 되며, 반대편 대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틀레틱 빌바오가 포진해 있다. 해당 대회 우승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태다.
해당 대회 우승, 그 이상의 무게가 올 시즌 마지막 희망을 짓누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