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15살 소년이 데뷔전을 치렀다. 해당 선수 나이와 함께 흥미로운 모습이 포착됐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8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0-3으로 참패했다.
레스터는 이번 결과로 리그 31경기 승점 17점(4승 5무 22패)을 기록, 19위를 기록했다. 강등을 피하기 힘들다. 뉴캐슬은 30경기 승점 52점(16승 5무 9패)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레스터는 평균 58%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격했다. 뉴캐슬은 42% 공 소유권을 밀렸다. 레스터는 전체 7개 슈팅, 2개 유효슛을 시도했다. 반대로 뉴캐슬은 무려 16번 슈팅 중 5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경기 초반부터 뉴캐슬이 앞서갔다. 전반 2분 제이콥 머피가 레스터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골문 중앙에 그대로 꽂아 넣어 1-0으로 앞서갔다.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전반 11분 머피가 골 에이리어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후 일찌감치 쐐기를 박았다. 전반 34분 뉴캐슬이 레스터의 공격을 막고 역습을 시작했다. 하비 반스가 상대 골 에이리어에서 오른발로 왼쪽 골망으로 밀어 넣어 팀의 두 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그렇게 양 팀 추가득점 없이 경기는 뉴캐슬의 3-0 승리로 종료됐다.
이번 경기에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선수가 등장했다.
레스터는 루반 29분 발랄 엘 카누쉬 대신 제레미 몽가를 투입했다. 몽가는 2009년 7월 10일생 영국 국적의 축구선수다. 이번 교체 출전 덕분에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레스터의 핵심 공격수 제이미 바디(38살)와 나이 차이는 무려 23살이다.
몽가는 이번 데뷔전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뛴 선수가 됐다. 가장 어린 나이 데뷔한 선수는 아스널 소속의 이선 은와네리였다. 그는 지난 2022년 9월 15세 181일 나이로 처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뛰었다.
하지만, 몽가가 주목받은 이유는 또 있다. 그의 유니폼 때문이다.
이번 경기 몽가의 유니폼은 유독 허전했다. 가슴에 스폰서 로고가 없었다. 레스터 시티의 홈 유니폼은 정면에 크게 온라인 암호화폐 게임 플랫폼 ‘BC.GAME’ 로고가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는 18세 미만 선수는 도박 스폰서가 표시된 유니폼을 착용할 수 없다"라고 한다. 그래서 몽가는 이번 뉴캐슬전 스폰서 로고 없이 구단 엠블럼과 아디다스 로고만 정면에 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뛴 것이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몽가는 훌륭한 선수다. 자질이 보인다. 윙어에게 가장 필요한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합당한 출전 시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판 니스텔로이는 자신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뛰던 2010년 18세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을 아낀 것으로 유명하다. 손흥민이 지금도 판 니스텔로이를 가리켜 "아버지"라고 말할 정도다. 시간이 15년 지나 판 니스텔로이는 이번에 15세 소년에게 프리미어리그 깜짝 데뷔 기회를 줬다.
몽가의 데뷔전은 완패로 마무리됐다. 해당 여파로 레스터는 강등 직전이다.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선 최소 리그 17위 이상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승점 32점)을 따라잡기 힘들다.
리그가 7경기 남은 가운데, 승점 17점인 레스터가 역전하기 위해선 5연승을 기록하고 울버햄프턴이 5연패를 하는 기적을 꿈꿔야한다. 또 레스터보다 한 단계 높이 있는 입스위치(18위, 20점) 또한 5연패 하길 기도해야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동시에 판 니스텔로이 감독의 미래도 흔들리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8일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레스터의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는 대로 경질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레스터는 리그에서 무득점 8연패를 기록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까지 포함하면 9연패다. 해당 기간 레스터는 단 1득점에 성공했다. 반대로 23실점을 허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축구 팬들이 레스터의 몰락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난 2015-2016시즌 구단 역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왕좌에 앉는 기적을 선보였다. 지금까지도 해당 시즌 레스터의 여정은 '동화' 같다고 불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 그 끝은 강등이란 마침표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