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선발투수 헤이수스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여러 방법으로 팀을 돕고 있다.
외인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올해 KT 위즈에 새 둥지를 틀었다. 팀에 빠르게 적응을 마친 뒤 어린 선수들까지 두루 돌보는 중이다. 4일 KT의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헤이수스는 "난 오직 팀을 위해 뛰는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총 30경기 171⅓이닝에 등판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78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20회, 피안타율 0.25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5 등을 선보였다. 리그 탈삼진 2위, QS 2위, 다승 공동 3위, 이닝 공동 5위, 평균자책점 7위, WHIP 공동 8위 등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은 2024시즌 종료 후 헤이수스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보류권마저 포기하며 자유의 몸으로 풀어줬다. KT가 헤이수스 손을 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KT에 귀한 좌완이라 더욱 특별했다.
헤이수스는 금세 KT에 녹아들었다. 선수들은 '임해수'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 그를 "해수"라 부른다. 헤이수스도 화답했다. 신인 김동현, 2년 차 원상현 등 어린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워크에식, 피칭, 멘털 관리에 관한 다양한 조언을 전했다. "자신을 믿고 던지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말도 강조했다.

왼쪽부터 KT 위즈 쿠에바스, 원상현, 헤이수스. KT 위즈

왼쪽부터 KT 위즈 원상현, 헤이수스. KT 위즈
이유가 있을까. 헤이수스는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야구는 멘털이 80%, 신체 능력이 20%'라고 배웠다. 그래서 심리적인 부분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투수로서 실력을 갖췄어도 마운드에서 멘털 관리를 하지 못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며 "김동현, 원상현 모두 정말 재능이 많다. 또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야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크레이지 가이(Crazy Guy)'라 불리는 원상현은 "외인 투수 형들은 항상 먼저 내 기분을 살피고 멘털 관리를 도와준다. 헤이수스뿐 아니라 윌리엄 쿠에바스도 차분한 마음으로 투구하는 방법을 알려주더라"며 "오키나와에서 기분이 가라앉은 날이 있었는데 쿠에바스가 번역기를 켜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기로 작년에 나와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형들이라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헤이수스와 선발투수 쿠에바스,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는 훈련할 때 서로 피드백해 주는 사이이기도 하다.
헤이수스는 "셋이 모여 KT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타자를 상대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등 야구 이야기도 자주 한다. 우리가 다 잘해야 좋으니 함께 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로하스는 무척 좋은 타자인데, 지난해 나를 상대했을 때 느낀 점을 알려주더라. 어떤 공을 더 많이 써야 하고, 어떤 구종은 조금 부족한지 등을 내게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헤이수스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헤이수스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이강철 KT 감독은 헤이수스에 대해 "야구에 정말 진심인 선수"라 표현했다. 헤이수스는 "선수들과 농담도 자주 하고 장난도 많이 치지만 훈련이 시작되면 무척 신중하게 야구에 접근한다. 팀을 위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야구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임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자 KT에서의 첫 시즌을 눈앞에 뒀다. 헤이수스는 "캠프 때 훈련이 정말 잘 돼 개막이 기다려진다. 시즌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며 "선수로서 매년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올해 몸을 잘 가꿨고, 더 강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제구 등을 잘 다듬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헤이수스는 "개인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나는 팀의 승리만을 위해 공을 던지는 선수다"며 "내가 선발승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는 게 좋다. 그게 내 가장 큰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위즈 헤이수스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사진=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