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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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수술 지켜본 뒤 복귀전서 홈런 '쾅'…등번호까지 바꾼 'ML 72홈런 내야수'의 사연

기사입력 2025.02.28 15:49 / 기사수정 2025.02.28 15:49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딸의 수술을 지켜본 뒤 소속팀에 돌아와 큼지막한 아치를 그렸다. 내야수 제이크 버거(텍사스 레인저스)의 이야기다.

버거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2회말 무사 2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버거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2루주자를 3루로 보내는 데 만족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버거는 세 타석 만에 아쉬움을 만회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시애틀 우완 블라스 카스타노의 2구 체인지업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버거의 올해 시범경기 첫 홈런이었다.

버거는 7회말 대타 세바스티안 월콧과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5회말부터 4이닝 연속 득점으로 시애틀 마운드를 괴롭힌 텍사스는 8-0 완승을 거두고 시범경기 성적 3승4패를 만들었다.



1996년생 우투우타 버거는 2017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화이트삭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올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34경기 1233타수 309안타 타율 0.251 72홈런 185타점 출루율 0.305 장타율 0.483.

그런 버거에게 특별한 사연이 한 가지 있다. 지난해 10월 태어난 그의 딸 페넬로페가 다운증후군(21번 삼염색체증)을 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염색체 질환인 다운증후군은 전신 기능 이상, 성장 장애 등을 일으키는 유전 질환이다. 사람 세포는 염색체가 23쌍, 46개지만, 다운증후군 환자의 경우 21번 염색체가 정상인보다 1개가 더 많고, 전체 염색체 수는 47개다.

버거는 마이애미 시절이었던 지난해 4월 이 사실을 알게 괬고, 등번호를 21번으로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텍사스로 팀을 옮긴 뒤 아무도 21번을 달지 않은 걸 확인한 뒤 자신의 등번호를 확정했다.



출생 직후 큰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심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페넬로페는 지난 25일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에 위치한 내슈빌의 밴더빌트 어린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던 버거는 딸의 수술을 지켜보기 위해 24일 시카고 컵스전을 마친 뒤 잠시 자리를 비웠다.

버거의 아내인 애쉬린 버거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페넬로페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수술을 담당한) 카를로스 메리 반드와 병원 의료팀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또한 여러분의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8일 경기를 앞두고 복귀한 버거는 페넬로페의 병원 밴드를 손목에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시범경기 첫 홈런까지 만들었다. 버거는 "(병원 직원들은)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매일 매 순간 그들이 하늘 일을 보니 정말 놀랍더라. 운이 좋았다"고 병원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버거는 "다행히도 페넬로페의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페넬로페가 회복할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다시 텍사스로 돌아갈 준비가 됐다"고 얘기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텍사스 구단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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