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고영표가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새로운 무기를 준비 중이다.
KT 위즈 사이드암투수 고영표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캠프 첫 실전 투구에 나서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 수는 43개(스트라이크 31개)였다. 패스트볼(17개)과 체인지업(10개), 슬라이더(10개), 커브(6개)를 섞어 던졌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이번이 첫 등판이었다. 마운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며 "새로운 구종도 연습해 봤다. 일단 아프지 않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건강하게 던질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밝혔다.
새 구종은 '슬라이더'를 의미하는 것일까. 고영표는 "커터나 슬라이더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내가 의도하는 것은 커터인데 공을 본 타자들은 슬라이더라고 하더라. 아직 구종에 기복이 있어 연습이 필요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커터를 장착하기로 결심한 계기를 물었다. 고영표는 "좌타자들에게 더 까다롭게 승부하기 위해서다. 또, 대부분 타자들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많이 노리고 공략하기 때문에 커브보다 짧고 빠르게 넣을 수 있는 변화구를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연습 중이다"며 "상반되게 들어가는 구종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래야 마운드에서 편하게 승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고영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해 호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고영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어 "타자들이 내 공을 워낙 많이 봐 공략법을 갖고 타석에 나온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느껴진다. 나 역시 파훼법을 들고나오려 준비 중이다"며 "지난해 피안타가 많았다(141개·피안타율 0.333). 맞으면서 배운 것 같다. 타자들이 나와 승부할 땐 몸쪽 코스를 신경 쓰지 않는 듯해 몸쪽으로 붙어서 들어가는 변화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고영표는 "예전부터 좌타자들이 내게 끈질기게 승부해 구종 추가에 대한 생각은 많이 했다. 특히 커터를 던져보고 싶었다. 한때 리그에서 유행했던 구종이기도 하다"며 "사이드암투수 중 커터를 던지는 경우는 드물다. 올겨울 피칭 디자인과 투구 메커니즘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갔는데 그때 커터를 배워 이번 캠프에서 실제로 던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에서 곧바로 시험했다. 고영표는 "첫 등판이지만 꽤 구사했고 타자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공이 몸쪽으로 붙거나 뜨니 헛스윙이 나오더라. 방망이 윗부분에 맞는 파울이나 뜬공 등 범타가 나오는 것도 내겐 유의미한 결과물이었다"며 미소 지은 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해 완성도는 60~70% 정도다. 작년에는 이 구종을 던졌다가 장타를 허용하거나 쉽게 맞았는데 올해는 보다 세밀하게 배워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KT 위즈 고영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고영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해 호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시즌 후반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을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영표는 "과거 내가 잘할 때의 모습을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높은 존에 공이 많이 들어갔다.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메커니즘이나 밸런스를 확실히 잡으면 자연스레 그런 투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감독님의 조언을 들으며 훈련 중이다. 말씀해 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면 하이볼의 구위가 좋아지곤 했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터를 잘 사용하는 게 올해 내 숙제다"고 수긍했다.
올해 목표를 묻자 표정이 상기됐다. 고영표는 "첫 번째는 다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다. 지난해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나와 팀 모두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건강 관리가 최우선이다"며 "투수로서 마음 한편에 늘 목표로 삼고 있는 것도 있다. 선수라면 누구나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어 하지 않나. 나도 그걸 꿈꾼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MVP, 골든글러브 수상, 다승왕 등이 다 내 마음속에 있다. 욕심으로 남기기보다는, 바라보고 달려갈 수 있는 꿈과 희망으로 삼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KT 위즈 고영표가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